‘우한 폐렴’에서 ‘신천지’ 그리고 ‘팬데믹’까지…키워드로 본 코로나 사태
  • 감명국 기자 (kham@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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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비추는 세상] 지난 3개월간 핵심 키워드로 보는 코로나19 사태의 이슈 흐름

코로나19 사태가 ‘원인 불명의 중국 폐렴’으로 국내 언론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건 올해 1월 들어서부터였다. 주요 뉴스들을 이슈와 섹션별로 정리한 기자의 블로그(‘주간감명국’) 내 콘텐츠 ‘뉴스브리핑’을 보면, 1월5일 ‘중국, 원인불명 폐렴 급증…깜깜이 정보 통제에 ‘제2사스’ 우려 확산’이란 기사 제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가 처음 언급되고 있다. 국제 섹션의 한 부분을 차지한 채.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 정체불명의 폐렴이 두 달여 만에 지구촌 전체를 ‘팬데믹’ 공포에 몰아넣을 줄은. 1월 둘째 주부터 이 원인 불명의 폐렴은 ‘우한 폐렴’으로 불렸다. 이후 ‘신종코로나’ ‘코로나19’로 명칭이 이어졌다.

1월만 해도 관련 뉴스에서 ‘폐렴’ ‘우한’ ‘중국’이란 단어가 대부분이었으나, 2월 접어들면서 ‘신천지’가 거의 모든 관련 뉴스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고, ‘대구’ ‘마스크’ 등이 주를 이뤘다. 3월서부터는 ‘이탈리아’ ‘이란’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이름들이 등장하면서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팬데믹’ ‘사이드카’ 등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경제위기로 공포감이 서서히 전환되고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기자 블로그의 ‘뉴스브리핑’에서 소개되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기사 제목과 부제들을 워드클라우드 기법(글 또는 데이터에서 언급된 핵심단어를 시각화하는 기법)을 이용해 주요 키워드를 아래와 같이 주별로 분석해 봤다.

 

워드클라우드 기법 통해 본 코로나19 사태의 키워드 변화

[1월 첫째~셋째 주 (1월5~19일)]

1월 첫째 주에서 셋째 주까지 내용을 보면, ‘폐렴’ ‘우한’ ‘중국’ 등이 주요 키워드로 뚜렷이 부각된다. ‘사스’ ‘메르스’와 비교되는 내용도 자주 눈에 띄고, ‘원인불명’ ‘추가’ ‘확산’ ‘의심환자’ 등의 단어들도 찾아볼 수 있다.

 

[1월 넷째 주 (1월20~26일)]

1월 넷째 주에는 ‘우한’과 ‘폐렴’이 더욱 선명히 부각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라는 공식적인 바이러스 명칭이 나오기 전이어서 우리는 이를 ‘우한 폐렴’으로 불렀다. 최초 진원지가 중국 우한이었기 때문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시선은 중국 우한으로 일제히 쏠렸다.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확진’ ‘확진자’란 키워드도 늘어났다. ‘보건당국’ ‘격리’ ‘봉쇄’란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1월 다섯째 주 (1월27일~2월2일)]

중국에서 감염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이 1월 다섯째 주 코로나19 사태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중국인 입국을 막아야 할 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중국에 있는 교민을 국내로 안전하게 귀국시키는 일이 주요 이슈로 등장하면서 ‘교민’ ‘전세기’ ‘입국’ ‘아산’ 등의 단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 바이러스 ‘신종 코로나’로 불리기 시작했다.

 

[2월 첫째 주 (2월3~9일)]

2월 첫째 주 상황 역시 중국을 중심으로 ‘신종코로나’가 확산됐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확진자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크게 긴장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3차 감염’이 등장하면서 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상당하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월 둘째 주 (2월10~16일)]

‘감염’이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WHO가 2월12일 ‘신종코로나’의 공식 명칭을 ‘코비드-19’로 정하자 우리 정부는 이를 ‘코로나19’로 부르기로 하면서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일본’에서는 ‘크루즈선’에서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잠복기’에도 감염된다는 신종코로나의 특징이 알려지면서 공포가 더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조심스럽게 ‘주춤’ ‘종식’이란 단어가 등장하면서 낙관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2월 셋째 주 (2월17~23일)]

국내가 대혼란에 빠진 것은 2월 셋째 주부터다. 19일 대구 신천지 교회서 집단감염 뉴스가 전파되기 시작했다. ‘신천지’가 ‘감염’ ‘확진’과 함께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뉴스를 뒤덮은 것도 이때부터다. ‘대구’ ‘청도’ ‘대남병원’ 등의 키워드가 쏟아졌고, 20일에는 국내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2월 넷째 주 (2월24일~3월1일)]

‘확진’과 더불어 ‘대구’ ‘신천지’가 코로나19 사태를 상징하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을 필두로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스크’ 대란을 알리는 뉴스도 이때부터 등장했다. ‘격리’ ‘사망’ ‘강제’ ‘병상’ ‘폐쇄’ 등의 부정적 단어들이 쏟아지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준다.

 

[3월 첫째 주 (3월2~8일)]

‘신천지’가 국내 코로나19 사태의 온상으로 낙인 찍혔다. 모든 뉴스를 신천지가 마치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압수수색’ ‘강제수사’란 단어의 등장 역시 신천지와 관련되어 있다. ‘대구’ ‘확진’ ‘감염’ ‘마스크’ 등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이탈리아’ ‘이란’이란 국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3월 둘째 주 (3월9~15일)]

지난주부터는 ‘미국’을 비롯해서 ‘이탈리아’ ‘이란’ ‘프랑스’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신됐음을 보여준다. ‘콜센터’와 ‘구로’가 등장한 것 또한 서울 수도권 확산 사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수부’ ‘집단감염’이란 단어의 등장과 함께 ‘팬데믹’ ‘사이드카’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제의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상징하는 단어들이다.    

코스피가 장중 5% 이상 폭락하면서 한때 ‘사이드카’가 발동된 3월12일 오후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73.94포인트(3.87%) 하락한 1834.33에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코스피가 장중 5% 이상 폭락하면서 한때 ‘사이드카’가 발동된 3월12일 오후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73.94포인트(3.87%) 하락한 1834.33에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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