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멸종위기종 Ⅱ급 ‘노란목도리담비’ 발견
  • 부산경남취재본부 박치현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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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면 내와리 도로 법면서 울산시 관찰 카메라에 잡혀
마을 인근에서 먹이 활동도 ‘포착’

한반도 최상위 육식동물이며 멸종위기 야생동물 II급 ‘노란목도리담비’가 울산의 외곽 마을까지 내려와 먹이를 찾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울산시는 19일 겨울철 야생동물 관찰 과정에서 시민 제보를 받아 설치한 관찰 카메라에 지난 11일 19시8분부터 44분까지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마을 도로 주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노란목도리담비’ 모습이 담겼다고 밝혔다.

울산의 한 마을 도로 주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노란목도리담비’ 모습ⓒ울산시
울산의 한 마을 도로 주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노란목도리담비’ 모습ⓒ울산시

담비는 그동안 비무장지대(DMZ)와 백두대간, 지리산 자락 등에서 주로 목격됐다. 식육목 족제비과 담비는 여러 종이 있으나 한반도에는 노란목도리담비만 서식한다. 대륙목도리담비라고 불리는 노란목도리담비는 (Yellow-throated marten, Martes flavigula )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II급이다.

지금까지 울산에서는 가지산과 오두산, 치술령 국수봉, 신불산 간월재 등에서 노란목도리담비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동국대 조사팀에 의해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에는 울주군 범서읍 망성리 욱곡마을 농가 인근 소나무 위에 까마귀 둥지를 공격하기 위해 대낮에 노란목도리담비 3마리가 나타나 주민 휴대폰에 촬영되기도 했다. 

야생동물 전문가인 한상훈 박사(전 국립생물자원관 야생동물팀장)는 “산 능선에서 주로 나타나던 담비 개체가 증가해 마을 인근에서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잡식성인 담비가 먹이 경쟁을 벌이다가 민가 근처까지 내려오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이에 그는 “정밀한 개체 조사를 통해 안정된 서식공간을 확보하는 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에 수달 서식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고 노란목도리담비까지 발견돼 이를 바탕으로 울산의 생태관광자원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담비는 한반도의 대표적인 중형 포식동물로 호랑이에게도 덤빌 정도로 행동이 민첩하다. 호랑이, 표범, 늑대가 사라진 남한에서 천적이 없는 담비는 사실상 숲의 상위 포식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오소리, 고라니, 노루 새끼멧돼지 등 자신보다 덩치가 큰 동물을 공격하기도 하지만, 잡식성으로 다래, 머루, 고욤 같은 달콤한 열매도 좋아하고 꿀도 좋아해서 산속 토종 벌통에서 꿀을 훔쳐 먹기도 한다. 담비는 일제 강점기까지 지나친 남획과 삼림 황폐화, 1960∼70년대 쥐약 놓기 운동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 멸종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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