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사태’ 주범 지목된 김 회장 “진짜 몸통은 따로 있다”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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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무개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향응 제공 정·관계 인사 이아무개 대표가 소개”
“상황 봐가며 향응 제공받은 정·관계 인사 명단 공개할 것”
2월1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IFC 내의 라임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차로 옮기고 있다. ⓒ 연합포토
2월1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IFC 내의 라임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차로 옮기고 있다. ⓒ 연합포토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의 숨겨진 전주(錢主)로 지목받고 있는 김아무개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내가 소위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됐는데 억울하다”며 “정관계 로비는 모두 이○○ 대표가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상황을 봐가며 이 대표를 비롯해 향응을 제공받은 정관계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김 전 회장은 언론에서 이른바 ‘라임 살릴 회장님’으로 언급되고 있는 인물이다. 라임 펀드에 투자한 피해자와 장아무개 전 대신증권 센터장과의 녹취록에 등장해 라임과 정치권 간 유착설에 관여한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김 전 회장 측 대리인은 최근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중간에 나서 ‘로비를 도와주겠다’고 해 (그렇게) 한 것뿐인데, 언론이 자신을 주범으로 지목해 답답해 한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스트라이커캐피탈사가 수원여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162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현재 도피 중에 있다.

 

김 전 회장 “이 대표가 여권 고위층과 나를 연결시켜줘”

김 전 회장이 지목한 이 대표는 전직 언론인이다. 광주 출신인 이 대표는 스타모빌리티의 대표이사로 광주MBC 대표이사를 지냈다. 김 회장은 대리인을 통해 “고려대 영문과를 나온 이 대표가 평소 ‘고대 인맥’을 자랑하며 여러 사람을 소개시켜줬다”고 밝혔다. 이종필 전 부사장의 경우 캐나다 대학을 졸업한 후 고대 대학원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 전 부사장 역시 지난해 11월1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기자 시절부터 서울에 올라오면 하얏트,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 특급호텔에 숙소를 잡아줬으며,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뒤에는 서울 잠실의 아파트와 고급 세단은 물론 심지어 유명인과의 해외 골프 비용도 다 대줬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 대표가 현직에 있을 때부터 매달 활동비 명목으로 1000만~2000만원씩 받아갔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자신이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받는 것은 스타모빌리티를 인수하기 위한 이 대표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스타모빌리티는 3월18일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김 전 회장과 전 사내이사 김아무개씨를 고소했으며 이틀 후 스타모빌리티는 상장폐지 됐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이 대표가 회사를 상장폐지 시켜 일반 회사로 만든 뒤 자신이 헐값에 사려고 모든 프레임을 짜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문 정치인을 비롯한 정계 인사들을 만난 일도 모두 이 대표가 연결시켜줬다는 게 김 전 회장의 주장이다. 김 전 회장은 친노 정치인 출신으로 대기업에서 대관업무를 책임진 A씨, 더불어민주당 초선인 B 의원, 386 출신의 C 의원, 전직 검찰고위관계자 D씨, PK부산경남)에 지역구를 둔 E 의원, 청와대 고위관계자 F씨, 총선에 출마한 친노 인사 G씨 등 여권 인사들을 이 대표로부터 소개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현재 검찰 조사 진행 중, 결과 보면 진실 밝혀질 것”

시사저널은 관련 의혹에 대한 확인을 위해 이 대표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에 휴대전화 문자로 관련 내용을 질의하자 이 대표는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 결과를 보면 진실이 밝혀지겠으며 (회사가) 저를 고소했다면 오히려 빨리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을 문자로 보내왔다. 

이와 관련해 시사저널은 최근 대표이사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스타모빌리티가 이 대표 등 2인을 3월19일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제출한 고소장을 입수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법무법인 ○○에 예치해둔 회사자금 317억원을 몰래 빼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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