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선 아베,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 언급…“4주 안에 판단”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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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올 수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동안 줄곧 개최를 고집해왔던 태도에서 한 발 물러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23일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에 대해 “연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는 “향후 4주 안에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해 판단하겠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성명에 대한 견해를 묻는 자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줄곧 도쿄올림픽 강행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발 물러선 태도를 취했다. 줄곧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 개최를 말해 온 아베 총리는 “가령 그것(완전한 형태의 개최)이 곤란한 경우엔 선수를 제일로 생각해 연기라는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취소라는 선택은 없다”며 일각의 도쿄올림픽 취소 주장을 일축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IOC와 협의하겠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G7 정상들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판단을 하는 것은 IOC지만 취소라는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IOC는 22일(현지 시각) 화상회의로 긴급 이사회를 열고 도쿄올림픽의 연기를 포함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해 4주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IOC는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논의 수준을 높여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도쿄도, 일본 정부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IOC는 “대회 중지는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며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회 취소보다는 연기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연기된다면 1년 뒤 비슷한 시기에 치러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주요 스포츠이벤트 일정이 겹치지 않는 시기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7월과 8월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예정돼 있어, 도쿄올림픽이 연기된다면 2년 후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역대 올림픽은 하계와 동계를 통틀어 모두 5번 취소된 적 있다. 모두 1,2차 세계대전 때였다. 연기는 지금껏 한 차례도 이뤄진 적이 없어, 도쿄올림픽이 연기된다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연기가 결정될 경우 올림픽 출전권 문제 등을 다시 논의해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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