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사위’ 곽상언과 ‘터줏대감’ 박덕흠의 추풍령 고지전 [여론끝짱]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3 12: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육영수 여사 고향’ 포함된 충북 동남4군 혈투

4월 총선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는 박덕흠 미래통합당 의원과 곽상언 변호사(더불어민주당)가 충돌한다. 사실상 지역 터줏대감인 박 의원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 변호사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비단 정치적 후광효과 때문에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다. 추풍령 넘어 대구·경북(TK)의 보수 바람이 충청권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제1 관문인 셈이다.

이 지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충북 옥천)이 포함된 곳으로, 이 후광효과를 얻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두번째 정치적 고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보수색이 매우 짙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2004년 탄핵 정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한 후 20대 총선까지 보수 정당이 지역구를 차지했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대부분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렸다. 여느 TK 지역 못지않은 보수의 텃밭인 셈이다.

실제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선 이같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KBS와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월12일부터 14일까지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덕흠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43.3%로,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29.4%)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두 후보의 격차는 무려 13.9%포인트에 달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이는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곽상언 변호사다. 곽 변호사는 전기요금 누진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 위자료 청구 소송도 벌였다. 곽 변호사는 서울 출생이지만 자신의 본적(충북 영동)이 포함된 이곳을 택했다. 사실상 장인의 뒤를 이어 험지를 뚫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곽 변호사는 선거를 불과 3개월 정도 앞두고 지역에 내려와 공천장을 받았기 때문에 인지도 면에서 고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다행히 노 전 대통령의 후광효과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는 만만치 않다. 지역 조직을 탄탄하게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박덕흠 의원이다. 워낙 지지기반이 탄탄한 탓에 이번 공천 과정에서도 박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당내 경쟁자조차 없었다. 실제 본선 경쟁력도 압도적이다. 박 의원은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괴산읍을 제외하곤 모든 읍·면에서 상대 후보를 따돌렸다. 아쉽게 패한 괴산읍에서도 불과 22표 차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최근 탄탄한 지지기반을 토대로 동남4군을 넘나들며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진행하는 등 바닥 정서를 훑고 있다.

여론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시사저널TV 《여론끝짱》에 출연해 "박 의원은 고향인 옥천에서, 곽 변호사는 부친이나 선태 인연이 있는 영동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최근 귀농·귀촌으로 인구 구성이 조금 달라지면서 표심이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지도가 낮은 곽 변호사로서는 하나의 정책적 승부수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며 "박 의원은 보수 표심이 갈라지지 않도록 무소속 변수를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