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주주들에게 “조현아 연합 막아 달라” 호소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3.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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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진칼 주총 앞두고 입장문 발표…“비전문경영인들이 경영 맡으면 6개월 내 파산” 경고도

한진그룹이 오는 27일 개최되는 지주사 한진칼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국가 기간산업이 투기 세력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주주들에게 "조현아 주주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3월에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뉴스뱅크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3월에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뉴스뱅크

한진그룹은 24일 '한진칼 주주 여러분들의 현명한 선택을 호소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항공업계가 사투를 벌이고 있고, 대한항공 역시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며 "심각한 위기 속에서 항공산업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비(非)전문경영인'들이 그룹 경영을 맡게 된다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해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은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경영진은 항공과 물류산업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전문경영인'들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번 위기를 극복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그룹과 대한항공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주주 여러분들의 현명한 선택을 호소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비롯해 사내외이사 선임 건, 정관 일부 변경 의건 등을 의결한다. 한진그룹 측과 이에 맞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의 '3자 연합'은 연일 날 선 비난을 서로 주고받으며 주주들에게 현명한 판단을 호소하는 등 막판 표심 잡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현아 주주연합이 비열하고 저급한 인신공격성 주장을 계속하는 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논리적 근거도 없는 상습적인 반복 주장은 지겹다"고도 했다. 전날 3자 연합이 "한진그룹이 정리해고를 압박 카드로 임직원들을 통해 우호지분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불법적인 금품의 제공까지 이르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추악하고 명백한 거짓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한진칼 지분 2.9%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 결정을 앞두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인 허희영 항공대 교수에 대한 이해상충 논란도 일고 있다. 3자 연합은 전날 "조 회장이 등기이사로 재직 중이며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정석인하학원 소속인 허 교수가 국민연금 수탁위원으로서 의사결정에 참가하는 상황은 이해상충은 물론 국민의 자금이 투여된 공공기금 운용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허 교수는 항공운송산업과 항공정책 전문가로 '대학의 교수활동은 소속 재단으로부터 일체의 교육과 연구, 사회활동에 대해 간섭이나 지시를 받지 않으며 자유로운 사회활동의 참여가 보장된다'고 여러 언론 매체에 밝힌 바 있다"며 "허 교수에 대한 거짓 선동과 비판은 오히려 국민연금의 공정성을 흔드는 중대한 위해 행위"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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