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총선, 이 인물-통영·고성] 양문석-정점식, 1년 만에 ‘재격돌’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2 14:00
  • 호수 1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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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 양문석 전 방통위 상임위원 "수산 관련 법률 대대적으로 손볼 것"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 재선 도전 "한산대첩교 만들어 남해안 관광벨트 구축"

[편집자 주] 오는 4월15일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에서 후보자들이 표심 공략에 나섰다. 시사저널 부산경남취재본부는 부산(18개), 울산(6개), 경남(16개) 선거구에 출사표를 낸 인사들을 만나 전략과 공약 등을 들어본다.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화제의 정치인과 여야 주요 접전 지역 출마자들이 그 주된 대상이다.

■ 양문석 "수산 관련 법률 대대적으로 손볼 것"

21대 총선에서 경남 통영·고성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53)은 3월23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통영·고성에 정당 간 경쟁 구도가 생겼다"며 "정당과 정치인에 따라 삶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보수세력 텃밭에서 총선 재수에 나선 양 후보는 "많은 예산을 확보해 지역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1대 총선 통영·고성 선거구에 출마한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양문석 전 상임위원 제공
21대 총선 통영·고성 선거구에 출마한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양문석 전 상임위원 제공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 이어 정점식 의원과 두 번째 대결이다. 리턴매치를 벌이는 마음가짐은.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면서 1년을 보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와 비교하면 바닥에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말 그대로 유권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 선거는 어줍잖은 정치평론가적 관점에서 내 정치와 선거를 객관화시키는 누를 범하고 말았다. 그것이 바로 지난 선거의 아마추어리즘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다르다."

유권자 속으로 들어가면서 1년 전과는 다른 선거를 치르고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이번 선거는 더 깊게 바닥에서 길을 찾는 시간이다. 힘이 없을 땐 같이 울어주고 힘이 생기면 우는 얼굴에 웃음을 주는 게 양문석의 정치라고 추상적으로 말하곤 했다. 또 국가안보와 남북관계, 외교관계 등 거대 담론을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통영과 고성은 고용 위기 지역이자 산업 위기 지역이다. 이곳의 지역경제를 어떻게 추락하지 않고 막아내는가, 좀 더 도약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내는가 이것이 바로 나에게 주어진 4년의 과제다. 일찍이 20년 전 4만 달러 시대를 구가하던 통영이 2만 달러 시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제1 과제를 국가 경쟁력, 국가 담론으로 가져갈 순 없다. 지역 민생 문제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통영과 고성 사정이 대단히 어렵다는 진단인데.

"통영 인구가 1만 명 줄었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고 있던 사람들이 준 것이다. 고성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공단 속 주거지 역할을 하던 원룸촌에도 빈집과 빈 상가가 늘었다. 조선업이 추락하면서 지역 제조업이 완전히 꺾인 탓이다. 전국에서 1년에 1500만 명이 다녀가던 통영 관광객이 매년 30%씩 줄어들고 있다. 수산업도 깊은 침체에 빠졌다. 지역경제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최대 고민거리다."

위기 극복을 위한 유권자들의 요구가 거세다. 무슨 대안을 제시하고 있나.

"솔직히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을 이젠 할 수 없을 정도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버텨내느냐, 추락하는 속도를 늦추거나 더 이상 추락하지 않도록 정지시키는 게 중요해졌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예산이다. 잘 아시다시피 예산은 집권여당이 만들어낼 수 있다. 근데 여당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이게 바로 정치다. 이 부분은 내가 자신 있다."

예산 이외에도 구체적인 지역경제 회생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관광 분야의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다리를 건설하거나 새로운 조형물을 만들어야 한다. 놀이기구나 놀이터도 더 보강돼야 한다. 과거 통영은 콘텐츠 측면에서 이순신 마케팅을 가장 많이 해 왔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나. 한산도 제승당에 한 번 데려갔다 오는 게 마케팅의 전부는 아니다. 이순신에 관한 연구소가 통영에 있어야 하고, 이순신 리더십 아카데미가 끊임없이 열려야 한다. 많은 국민이 학습하고 연구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렇듯 새로운 관광 루트를 개발하고, 관광을 일신해야 한다. 콘텐츠 중심의 관광으로 전환하면서 하드웨어도 보강해야 하는 시점이다. 하드웨어의 부가가치와 스토리텔링이 조화를 이룰 때 빛이 나는데, 결국 그것을 만들어내는 건 예산이다."

최근 부산·경남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예전만 못하다.

"통영·고성은 지난 40년 동안 민주당이 한 번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곳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통영에서 40%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40%는 희망을 주는 수치다. 통영에서 정당 간 경쟁이 가능하겠구나, '꽂으면 당선'에서 '잘못 꽂으면 진다'는 중앙의 시각이 생겼다. 지역에서도 정당과 정치인에 따라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 생겼다. 그런 과정이 2018년 지방선거 때 강석주 시장(민주당 소속)의 39% 득표, 지난해 보궐선거 때 양문석의 40% 득표로 이어졌다. 이런 큰 흐름은 중앙 정세와는 극단적으로 차이를 보이며 강력하다. 이번 총선에서 30~40대가 좀 더 결집한다면, 변화는 더 커질 것이다. 결코 지기 어려운 선거다. 그래서 유권자들한테 '압도적으로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 차이만큼 영향력을 중앙무대에서 발휘할 수 있고, 그 결과는 더 많은 예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당선되면 국회에서 무슨 일을 할 계획인가.

"너무 많다. 그중에서 1960년에 만들어 지난 60년 동안 거의 요지부동인 수산 관련 법률을 우선 손볼 것이다. 농해수위에 들어가 대대적인 법률 개정에 매진할 계획이다. 과거 60년 동안 계속 누더기로 1㎝ 바꿨다가 2㎝ 후퇴하는 이런 양상이었다. 대단히 퇴보해 온 법률이다. 많은 분이 내게 방송과 통신, 언론을 새롭게 바꿔주길 기대할 텐데, 그것보다 통영·고성의 향후 20~30년을 준비할 수 있는 수산·관광·제조업에 더 집중하는 게 더 우선이다."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말 일하고 싶다. 야무지게 일하고 싶다. 시장·군수가 어머니같이 지역민들에게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이라면, 국회의원은 중앙무대에서 여야 간 싸움을 버텨내고 예산을 확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말 잘하고 일 잘하는 후보가 이길 수 있다. 이번에는 양문석 한번 일하게 해 달라."

 

■ 정점식 "한산대첩교 만들어 남해안 관광벨트 구축"

21대 총선 경남 통영·고성에서 재선 도전에 나선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55)은 3월24일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권을 중간평가하는 선거"라면서 "우리나라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영·고성의 가장 큰 현안인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1대 총선 통영·고성 선거구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 ©정점식 의원 제공
21대 총선 통영·고성 선거구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 ©정점식 의원 제공

양문석 후보와 1년 만의 재대결이다.

"큰 변수는 없지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지난 보궐선거 때 지역주민들에게 매주 3일 이상 지역에 머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공약은 거의 지킨 듯하다. 늘 지역주민들을 만나뵙고 말씀을 경청했다. 새로 선거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믿고 뽑아준 지역주민들과 함께 선거를 잘 치르겠다."

어떤 점이 부담스럽나.

"아무래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지난해 여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면서 그에 대한 투쟁을 올해 초까지 계속했다. 인사청문회도 3번 진행했다. 또 원내부대표와 법률자문위원회 당직을 맡고 있어 상대적으로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통상적으로 국회의원은 임기 마지막 1년6개월가량 지역구를 집중 관리하면서 선거를 준비하는 데 반해 난 아쉬운 시간이었다."

대여 투쟁에 늘 앞장서 왔는데, 이번 총선은 어떤 면에서 중요한가.

"이번 총선은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이 탄생한 지 2년11개월 만에 치러진다. 근데 문 대통령이 집권한 동안 경제·외교·안보 모든 분야가 파탄 났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통영·고성도 그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와 통영·고성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이 정권이 여태까지 고집해 왔던 경제 등 모든 정책을 바꿔야 한다. 그 바꿀 수 있는 계기가 결국 이번 총선이다.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권을 중간평가하는 선거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문재인 정권이 잘못된 정책을 펼치고 있음을 깨닫고, 우리나라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이번 총선은 통영·고성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한 명을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라 우리나라와 통영·고성의 새로운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선거다." 

정권심판론이 설득력을 차츰 얻어가는 반면에 제1야당이 무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미래통합당이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불합리한 법률에 반대하면서 대안을 제시해도 집권여당에 먹히지 않았다. 과거와 같이 국회의장석과 상임위원장석을 점거하는 등 실력행사로 법안 통과를 막는 게 용인되는 시대라면 우리도 그리 했다. 강화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투쟁 방법이 별로 없었다. 만약 여당이 협치의 정치를 펼쳤으면 지난 1년은 그 같은 식으로 국회가 운영되지 않았을 것이다. 돌이켜 보자. 소위 정부와 여당은 대야 관계, 특히 자기들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을 상대로 정치를 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치르지 않았나. 4+1이라는 전대미문의 협의체를 만들어 제1야당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았나. 국민들이 달리 생각할 부분이다. 나 역시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정치는 결국 타협과 양보다. 이를 통해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가, 여의도와 청와대를 바라보지 않고 단지 자신의 생업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바로 이게 최상의 정치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정치권은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권을 걱정하게 만드는 정치를 하고 있다. 타협을 부정하는 정부·여당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현재 지역 민심은 어떤가.

"통영·고성의 가장 큰 현안은 경제문제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상태로는 살 수 없다'는 민심 때문이었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통영 시장을 다녀보면 텅 비어 있다. 도심 상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지역 조선업이 몰락하고 관광객이 줄어든 게 원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문재인 정권이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은 기업과 소상공인에 큰 부담이자 충격이다. 중소기업에서 신규 고용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통영·고성 민심이 나를 선택한 것처럼 지금도 정부·여당을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단지 민심에만 기대할 수 없는 입장이 아닌가.

"미래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면 큰 틀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회복시킬 것이다. 또 통영에 가장 절실한 것은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개척하는 것이다. 통영 케이블카를 찾는 관광객이 많을 땐 147만 명에 육박했는데, 지난해에는 100만 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개척하는 게 시급하다. 통영과 한산도를 잇는 다리인 '한산대첩교'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 다리가 만들어지면 거제와 통영, 고성, 창원, 부산을 잇는 남해안 관광벨트가 형성된다. 국토부에 이 다리는 일반적인 교통편의를 위한 연륙교가 아닌 새로운 관광벨트 차원에서 만드는 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관광 이외에도 제조업, 수산업 현안을 세밀하게 챙기고 있다."

총선 필승 전략은 무엇인가.

"미래통합당의 필승 전략은 기울어진 대한민국을 바로잡겠다는 것이고, 통영·고성의 미래를 위해 과연 누가 적합한 후보인가를 지역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대형 현수막에 '대한민국을 바로잡겠다' '통영·고성 경제를 살리겠다'고 적은 것도 바로 이 이유다. 재선에 성공하면 이 역할을 맡는 게 내 사명이다."

지역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도록 성원을 많이 해 주셨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지난 1년간 열심히 살아왔다. 우리 유권자들이 볼 때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이번에도 지난해와 같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지지를 부탁드린다. 당선되면 재선의원으로서 우리나라와 통영·고성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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