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이 뜬금없이 손석희·윤장현·김웅 언급한 이유는?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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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성 착취물과 무관한 사기 피해자"
‘n번방(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3월25일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손석희 JTBC 사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 김웅 프리랜서 기자 등을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n번방(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3월25일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손석희 JTBC 사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 김웅 프리랜서 기자 등을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포토라인에서 사건과 무관해 보이는 손석희 JTBC 사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 김웅 프리랜서 기자 등을 돌연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논란 확산되자 경찰은 “조씨가 언급한 세 명은 성 착취물과 무관한 사기 피해자”라며 진화에 나섰다.

조씨는 3월25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피해자들한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피해자로 지칭됐지만 조씨와 어떤 식으로 연관돼 있는지에 대한 추론은 어려웠다. 김 기자는 손 사장에 대한 공갈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두 사람 간 연관 관계는 있다. 그러나 윤 전 시장은 이들과는 전혀 무관한 인물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조씨가 언급한 세 명이 성착취물 영상 제작·유포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이 입장을 밝혔다. 조씨가 언급한 세 인물이 성 착취물과는 전혀 무관한 사기 피해자라는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손 사장과 윤 전 시장, 김 기자를 각기 다른 사건의 피해자로 조사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사기 피해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씨는 박사방을 운영하기 전 텔레그램에서 마약·총기를 판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손 사장 등 세 사람은 이 과정에서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씨는 지난해 12월 개인방송을 하는 기자에게 접근해 정치인의 정보가 담긴 USB를 넘기겠다며 돈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는데, 이 사건이 김 기자와 연관돼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며 “다만 이름이 거론된 이들이 성 착취물을 봤다거나 (n번방에) 가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씨가 손 사장 등 특정인물을 거론한 것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이중적일 뿐 아니라 허세가 심한 사람”이라며 “본인을 과장되게 보여주고 싶어 피해자 언급하지 않고 유명인 언급하며 나도 이런 사람들과 동격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듯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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