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돌고 돌아 민경욱 공천 확정…민현주 반발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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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가 김형오 공관위원장에 ‘이거 하나만 들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더라”

미래통합당이 컷오프 후 되살아났으나 공관위로부터 재차 부적격 판정을 받은 민경욱 의원의 인천 연수을 공천을 최종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배제된 민현주 전 의원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민 의원의 공천을 요청했다고 폭로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25일 밤 황교안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를 열고 민경욱 의원에 대한 공천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후보로 추천해 최고위로 넘겼지만 최고위에서는 민 의원을 공천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인천 연수을 미래통합당 후보로 최종 결정된 민경욱 의원이 24일 경선에서 승리한 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연수을 미래통합당 후보로 최종 결정된 민경욱 의원이 24일 경선에서 승리한 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25일 새벽 통합당은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부산 금정과 경북 경주, 경기 의왕·과천, 경기 화성에 대한 공천 무효를 결정했다. 이에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당헌당규에 명백히 어긋나는 월권행위”라고 반발했지만 공천권을 두고 최고위와 공관위가 다투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된다며 일부를 수용했다.

공관위는 최고위가 취소한 4곳의 지역구 중 부산 금정과 경북 경주에 경선에서 패배한 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청년벨트’로 지정한 경기 의왕·과천과 경기 화성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최고위에 후보 추천을 위임했다.

공관위는 이렇게 결론을 내면서 인천 연수을의 민 의원에 대한 ‘공천 무효’를 요청하며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후보로 추천해 최고위에 넘겼다. 민 의원은 전날 발표된 경선에서 민현주 전 의원을 이겼지만,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민 의원의 선거 공보물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민 의원 공천 취소를 요청한 것이었다.

통합당 최고위는 끝내 공관위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 의원의 위반사항이 법률적으로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공천 배제(컷오프)를 당했다 최고위의 재의 요구로 살아났던 민 의원은 공관위 요청으로 또 공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황 대표의 최고위가 기각하면서 총선에 나가게 됐다.

민 의원 공천으로 최종 결정되자 민현주 전 의원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민 전 의원은 26일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가 민경욱 후보와 경선을 하게 된 과정에서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황교안 대표가 이거 하나만 들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얘기했다”며 황 대표가 민 의원 공천을 공관위에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황 대표는 당 대표로서 공천 잡음을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황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최종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어 당 대표로서 정리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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