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먼저~ 산삼 먼저” 경남 고성군·함양군 축제 개최 시기 ‘신경전’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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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공룡엑스포 개최 일정 연기되면서 축제 기간 겹쳐
서춘수 함양군수 “고성군이 변경해야” vs 백두현 고성군수 “군정 간섭”

올가을 열리는 축제 기간을 두고 공룡엑스포를 주관하는 경남 고성군과 산삼엑스포를 주최하는 함양군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함양군은 고성군의 공룡엑스포 개최 기간 변경을 언급한 반면 백두현 고성군수는 이를 '군정 간섭'이라고 말하며, 상생방안을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지난 9일 백두현 고성군수(사진 왼쪽)과 서춘수 함양군수가 함양군수 집무실에서 공룡엑스포·산삼엑스포 개최 시기를 두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함양군
지난 9일 백두현 고성군수(사진 왼쪽)과 서춘수 함양군수가 함양군수 집무실에서 공룡엑스포·산삼엑스포 개최 시기를 두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함양군

함양군 "산삼엑스포보다 2주 뒤 열어야"…백두현 "무슨 명목으로 바꿀 수 있겠는가"

올해 처음 열리는 산삼엑스포는 오는 9월25일∼10월25일, 5회째 열리는 공룡엑스포는 9월 18일∼11월8일 열릴 예정이다. 당초 고성군은 공룡엑스포를 4월17일부터 6월7일까지 '사라진 공룡, 그들의 귀환'이란 주제로 고성군 당항포관광지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고성군이 공룡엑스포 개최 일정을 연기하면서 축제 기간이 겹치자 두 지자체간 갈등이 빚어졌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26일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축제 기간 변경에 관해 묻자 "상생방안을 실무진에 주문했으며, 함양군 안이 나와 있지만 그 안에 대해 섣불리 결정할 수 없다"면서 "공룡엑스포 개최 일정을 조정해 달라는 취지는 알겠지만 군민과 엑스포조직위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결정한 날짜를 무슨 명목으로 바꿀 수 있겠는가"고 말했다. 함양군이 요구한 안에 이견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함양군은 지난 19일 경남도 서부청사에서 고성군에 공룡엑스포 개막일을 산삼엑스포 개막일보다 2주 늦춰달라고 요구했다. 또 고성군이 공룡엑스포 개최 일정을 전향적으로 변경한다면  두 축제의 상생방안을 협의해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백 군수는 "함양군이 요구한 것처럼 공룡엑스포 개최 일정을 조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하루빨리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룡엑스포 개최 시기를 더 이상 변경할 수 없다는 발언이다.

그는 "이 문제를 두고 함양군 입장만 생각하는데, 엄격히 따지고 보면 '고성군정 간섭'이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고성군에서 어느 때보다도 상생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함양군과 고성군의 애로를 균형 있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백 군수가 군정 간섭을 언급한 이유는 공룡엑스포가 100% 군비로 진행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개최 시기를 함양군과 의논할 문제가 아니라고 언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룡엑스포 개최 일정을 함양군과 협의해 변경하면 지자체간 갈등을 해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고성 군민들과 협의해 관광객이 많이 올 수 있는 때를 공룡엑스포 개최 일정으로 잡았는데, 이를 함양군이 요구한 데로 다시 변경하면 고성 군민들의 지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남 고성군 당항포관광지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16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행사장에 어린이날인 5월5일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고성군 당항포관광지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16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행사장에 어린이날인 5월5일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공룡엑스포 일정 변경 압박하는 함양군…고성군 '변경 없다' 입장 피력

산삼엑스포 개최는 함양군의 오랜 숙원이다. '천년의 산삼, 생명 연장의 꿈'을 주제로 한 산삼엑스포는 2018년 8월 국제행사로 정부 승인을 받은 대규모 행사다. 경남도와 함양군이 공동 주최하고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며 산림청 등이 후원한다. 함양군은 지난해 1월 조직위원회 사무처 출범과 함께 본격 행사 준비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행사 홍보·협조체계 구축 등을 위해 업무협약을 한 기관·단체는 200여 곳에 이른다.

함양군은 공룡엑스포가 산삼엑스포보다 일주일 먼저 개최되고 2주가량 늦게 종료됨에 따라 산삼엑스포의 관심도가 낮아지는 등의 피해가 생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축제가 경남에서 분산 진행되면서 '반쪽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서춘수 함양군수는 "고성군이 공룡엑스포를 연기하면서 결국 산삼엑스포 개최 시기와 겹친 것 아닌가"면서 "공룡엑스포는 국내 행사고 산삼엑스포는 국제 행사다. 함양군은 오래전부터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행사 기간이 겹치지 않도록 고성군이 판단해달라는 얘기다"고 했다. 고성군이 행사 일정을 변경해야만 두 지자체간 후속 조치를 협의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서 군수는 이어 "고성군 사정이지만 (공룡엑스포 개최 연기를) 발표하기 전에 이야기 한번 해줬으면 좋지 않았겠나"면서 "아쉽다"고 말했다.

장순천 산삼엑스포조직위원회 사무처장도 "유료 행사인 두 축제는 서로 대체재다. 관광객들이 두 축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마련이다"며 "경남도내에서 행사가 중복돼선 안된다"고 했다. 공룡엑스포 개막일을 연기 요구한 함양군 입장에 공감한다는 취지다. 

황종욱 공룡엑스포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24일 시사저녈과 인터뷰를 통해 "또 다시 일정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사무국장은 "공룡엑스포는 유아·초등생 층이 주 고객인 반면 산삼엑스포는 중·장년층이 다수 찾는다"며 "고객층이 확연히 다른 만큼 함양군이 우려한 것처럼 '반쪽 행사'로 전락하진 않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지난 2일 공룡엑스포 개최 연기 입장을 경남도 관광진흥과에 직접 찾아가 말했다. 당시 관광진흥과 관계자가 산삼엑스포조직위 고위 관계자에게 그 사실을 곧장 전달하는 걸 확인했다"며 "그로부터 3일 후 공룡엑스포 개최 연기를 발표했는데, 발표 전까지 함양군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함양군의 사전 협의 발언이 적절한지 의아스럽다"고 했다.

2015년 '제12회 함양산삼축제'가 열리는 경남 함양군 상림공원을 찾은 관광객이 산양삼을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제12회 함양산삼축제'가 열리는 경남 함양군 상림공원을 찾은 관광객이 산양삼을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상생방안 내놓은 고성군 "'경남 축제방문의 달 지정'으로 두 축제 성공하자"

이처럼 두 지자체가 축제 일정을 조율하기까지 진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성군은 공룡엑스포와 산삼엑스포 활성화를 위한 상생방안을 내놨다. 이번 방안을 통해 두 지자체간 이견을 조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성군이 마련한 상생방안은 크게 홍보 지원, 입장권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 개발과 새로운 고객 확보 지원 중심이다. 구체적으로 경남 축제방문의 달 지정, 함양산삼·고성공룡 패키지 관광상품개발, 관광지 등 상호 티켓 연계 할인, 고성·함양 1박2일 체류형 관광프로그램 공동 운영 등이다.

황종욱 사무국장은 "상생방안은 공룡엑스포와 산삼엑스포의 안정적인 매출 확보를 위한 목표로 구성된 것"이라며 "개최 기간이 겹치는 두 축제가 상생방안을 통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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