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4시] “현대중공업 임금단체협상, 파국으로 치닫나”
  • 부산경남취재본부 박치현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0.03.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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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울산항 물동량 줄어든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임단협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주 노조측이 제시한 임금 및 단체협상 관련 '특별제안'을 거부했다. 

현대중공업 골리앗크레인
현대중공업 골리앗크레인ⓒ울산시

현대중공업은 3월30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코로나19로 경영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입장 변화 없이 특별금 지급 등 더욱 무리한 요구를 내건 노조의 제안을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지금이라도 임금과 무관한 현안은 분리하고 기존 제시안을 바탕으로 추가협의를 통해 조속히 임협을 마무리해 당면한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혔다.

노조가 요구하는 특별제안에는 현안문제인 해고자 복직 적극 수용, 하청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에게 특별금 지급, 존속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재무제표와 연결된 성과급 산출 기준 마련 등을 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6일 열린 49차 교섭에서 회사에 이 같은 내용을 제안 했다고 밝혔다. 당시 노조측은 "노사가 코로나19 등 현재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새로 출발하자는 뜻에서 사측에 '특별제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특별제안은 진정성이 의심되는 무리한 요구라며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대중은 "이미 법적 판단이 나왔는데도 해고자 복직 등을 해결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며 "현안은 별도 TF를 구성해 조합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천천히 찾아갈 것"을 제안했다.

사측의 특별제안 거부로 명분을 쌓은 노조는 향후 파업 등의 강경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노조는 앞서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지난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 속에서도 올해 첫 부분파업을 강행하면서 투쟁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에 파업을 강행한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잠시 숨을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현대중공업 임단협은 노조의 계속되는 해고자 복직 등에 대해 회사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교섭이 장기화 국면에 빠졌다. 지난해 5월 초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한 이후 10개월 넘게 50차례 가까이 교섭했으나 아직까지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코로나19 여파 울산항 물동량 줄어든다. 

2월 울산항 물동량이 전년 동월보다 1.7% 감소했다. 울산항만공사는 올해 2월 울산항에서 처리한 액체·일반·컨테이너 물동량이 총 1587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만 톤 감소했다고 밝혔다.

울산항 전체 물동량 중 83.8%를 차지하는 원유, 화학공업생산품 등 액체화물의 지난달 처리량은 1331만 톤으로 지난해 2월 대비 26만 톤인 2% 감소했다.
 
이중 원유는 523만 톤으로 전년 동월(610만 톤) 대비 87만 톤인 14.3% 감소했고, 화학공업생산품은 173만 톤을 처리해 지난해 2월 대비 30.5% 줄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 영향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와 정제 마진 약세로 분석된다.

차량과 부품, 합성수지 등의 일반화물은 지난달 257만 톤이 처리돼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5%(13만 톤) 감소했는데, 이중 57만 톤을 처리한 `차량 및 부품`은 전년 동월 대비 22.5% 줄어들었다. 이 역시 코로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 여파에 따른 원자재 수급 차질과 그로 인한 제조업 침체, 글로벌 수요 감소 등 對중국 교역량 감소가 물동량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컨테이너화물은 지난달 4만5461 TEU를 처리해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고 내수 제조업 부진 등으로 인해 울산항 물동량이 전년 동월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와 유가 불안정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가 1분기 물동량 추이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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