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유력한데…“준비된 교사 한 명도 없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3.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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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온라인 개학에 일선 학교 준비 ‘비상’

전국 초‧중‧고교에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일선 학교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업 준비는 물론 디지털 인프라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교사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개학은 고육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학생들과 원격수업 하는 초등교사 ⓒ 연합뉴스
학생들과 원격수업 하는 초등교사 ⓒ 연합뉴스

온라인수업 경험 없고 인프라도 부족…학교들 ‘진땀’

경기 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이아무개 교사(남·26)는 “온라인 개학을 반기는 교사는 단 한 명도 없다”며 “현장의 상황을 모른 채 억지로 내린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개학에 대비하라는 공문은 내려왔지만 교사 연수나 기기 조달에 대한 지침은 없었다”면서 “보여주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8살 난 아이들을 온라인 상으로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서울 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최명렬 교사 역시 “교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성적이나 출석 관련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아이들이 학교 대신 학원이나 놀이터 등으로 몰려가는 것을 보면, 차라리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철저히 관리 감독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수업을 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학생 수백 명이 동시에 서버에 접속했을 때 연결 상태가 불안정해질 수 있을뿐더러, 학교별로 무선인터넷이나 카메라 등 장비 수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기기를 보유하지 않은 학생들이나 보호가 필요한 장애학생의 경우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대책이 불분명한 상태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 시사저널 박정훈
유은혜 교육부 장관 ⓒ 시사저널 박정훈

미성년 확진자 600명 넘어…온라인개학 ‘불가피’

교육 당국은 온라인 개학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유행이 가라앉지 않았지만, 개학을 이미 5주나 미룬 만큼 마냥 학사일정을 연기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교육 당국은 이미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원격수업 시범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휘봉고·종암중·영풍초 등 서울 지역 학교 10여 곳에서 30일부터 원격수업 시범 운영을 진행했다. 수업은 크게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수업과 미리 녹화한 영상 자료로 진행하는 비실시간 수업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교육당국은 이중 실시간 소통 수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고 있다.

교육 당국은 오는 31일 구체적인 개학 시기와 방법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등학교 3학년 또는 전체 고등학교는 4월6일 먼저 온라인으로 개학하고, 나머지 학교는 추후에 하는 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0~19세 미성년자 코로나19 확진자수는 600명이 넘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성년자 확진자는 29일 00시 기준 614명이다. 전체 누적확진자 대비 6%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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