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최대 격전지 부각된 양산을 ‘김두관 vs 나동연’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5 13:00
  • 호수 159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K총선, 이 인물 - 양산을] 김두관 민주당 후보, 재선 도전 "양산을 중심으로 부울경 메가시티 확실하게 만들겠다"
통합당 후보 나동연 전 양산시장 “중단된 시민 숙원사업, 국비 지원사업으로 매듭지을 것”

[편집자 주] 오는 4월15일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에서 후보자들이 표심 공략에 나섰다. 시사저널 부산경남취재본부는 부산(18개), 울산(6개), 경남(16개) 선거구에 출사표를 낸 인사들을 만나 전략과 공약 등을 들어본다.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화제의 정치인과 여야 주요 접전 지역 출마자들이 그 주된 대상이다.

■ 김두관 “PK 승리로 국난 극복”

21대 총선 경남 양산을에서 재선 도전에 나선 김두관 민주당 의원(61)은 3월30일 "21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정부가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국민을 위한 개혁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세력 텃밭에 출사표를 던진 김 의원은 자신을 '밀린 숙제 해결사'로 표현하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1대 총선 경남 양산을에서 재선 도전에 나선 김두관 민주당 의원 ©김두관 의원
21대 총선 경남 양산을에서 재선 도전에 나선 김두관 민주당 의원 ©김두관 의원

지난 1월 양산 출마를 선언한 후 두 달가량 지났다. 어디에 중점을 두고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나.

"지금은 아무래도 시민들과 대면 접촉하기 어렵다. 전화 내지 소규모 현안간담회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선거를 한다기보다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양산 현안 해결을 위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선거운동을 진행하면서 느낀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 동향은 어떤가.

"민주당 입장에선 어려운 지역임에는 틀림없지만, 나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크다. 현장에 나가면 '이장 출신이니 서민들 마음을 잘 알지 않느냐'며 '어려운 사람들이 마음 편히 먹고살게 해 달라'고 한다. 내가 이장·군수·장관·도지사·국회의원을 하면서 일 하나만큼은 잘한다는 평을 받아왔다. 부산에서 양산 웅상을 지나 울산까지 연결하는 광역철도나 송전탑 및 전신주 지중화 문제 등은 수십 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과제다. 개통이 지연된 양산 도시철도, KTX 양산역 신설도 마찬가지다. 지난 4년 동안 김포에서 도시철도를 개통시킨 것처럼 난 모두 다 어렵다고 한 사업들을 해결해 냈다. 그야말로 '밀린 숙제 해결사'다. 검증된 힘과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김두관이면 다르지 않겠나' 하는 기대가 깔려 있다."

홍준표 전 대표와의 대결이 무산됐다.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일전을 겨루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좀 수월한가.

"수월한 선거란 없다. 기본적으로 어려운 지역인 데다 민심은 시시각각 변한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진정성을 전달하고 있다. 만약 홍 전 대표와의 대결이 성사됐다면, 양산을 비롯해 경남·부산·울산 전체 선거가 많이 주목받았을 것이다.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면 유권자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투표 참여도 많아진다. 그래야 정치도 발전하는데 그 점은 아쉽다."

여전히 어려운 선거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렵지 않으면 내가 이곳에 왔겠나. 수십 년 동안 어려운 지역인데, 하루아침에 바뀌기란 어렵다. 여태까지 총선은 집권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해 왔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진 데다 선거운동조차 쉽지 않아 유권자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하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향한 시민들의 신뢰가 느껴진다. 내 개인적인 노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부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이 전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으면서다."

양산 출마 선언 당시 경남에서 6~7석을 거머쥐겠다고 했다. 경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미래통합당에 비해 떨어지는데, 여전히 유효한 목표인가.

"그렇다. 목표는 변함없다. 현재 경남 16석 중 3석을 민주당이 갖고 있다. 6석이라고 해도 전체의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 정도는 욕심을 내보고 싶다."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보는 이유는.

"어떤 이는 20대 총선에 비해 더 어려워져 현상유지만 해도 잘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경남 도민들은 '우리가 남이가'에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보수세력을 지지했지만, 경남 경제는 어려워졌다. 이는 전적으로 공천을 위해 도민보다 중앙당을 더 중시해 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민주당 후보들은 중앙당보다 도민을 보면서 정치를 해 왔다. 오랫동안 축적된 시스템 공천에 의해 좋은 후보들을 공천했다. 미래를 보려면 과거를 보라고 하지 않았나. 지금의 코로나 사태 대처는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사태 대처와 비교된다. 또 통합당은 IMF를 불러온 세력의 후신이고, 민주당은 IMF를 극복한 세력이다. 도민들은 누가 지금의 국난을 극복할 수 있을지, 누가 더 경제위기를 이겨내고 경남 발전을 이뤄낼 후보인지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왜 21대 총선에서 PK 지역이 중요한가.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았다. 제1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 장외투쟁과 발목 잡기에 수많은 민생입법과 개혁과제들이 지연돼 왔다. 21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가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국민을 위한 개혁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 총선 승리의 바로미터가 되는 곳이 PK 지역이다. PK 지역에서 지난 20대 총선에 비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때 지금의 국난도 극복할 수 있다."

총선 이후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양산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민들이 나를 선택한다면, 약속했던 그대로 양산 발전을 이뤄내겠다. 또 양산을 중심으로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확실하게 만들겠다. 우리나라의 균형발전과 부산·울산·경남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대로 실현하겠다. 양산과 부산·울산·경남이 한번 제대로 잘살아봐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양산 시민과 경남 도민에게 진 빚을 제대로 갚겠다."

 

■ 나동연 “현 정권 정책 수정”

21대 총선 경남 양산을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첫 국회 도전에 나선 나동연 전 양산시장(64)은 3월30일 "이 정권이 우리나라의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붕괴시키고 있다. 경제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이 정권을 심판해야만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산을은 내 안방이다. 자신 있다"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1대 총선 경남 양산을에서 통합당 후보로 초선 도전에 나선 나동연 전 양산시장 ©나동연 전 양산시장
21대 총선 경남 양산을에서 통합당 후보로 초선 도전에 나선 나동연 전 양산시장 ©나동연 전 양산시장

2018년 6월 양산시장 선거에서 패한 후 야인(野人) 생활을 했다.

"현직에 있으면서 보지 못한 점들을 많이 봤다. 시장 시절에는 시정(市政)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이 때문에 지난 2018년 시장 선거 당시 패배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내 시정이 다 옳다'는 자만에 빠진 결과다. 현직에 있을 때 일방으로 전도된 부분을 야인 생활을 하면서 깨달았다. 2년 가까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총선의 경선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총선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시다시피 김일권 양산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시장 재선거를 치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당에도 그런 뜻을 밝히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두관 민주당 후보가 이 지역에 출마했다. 이때부터 당의 총선 출마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홍준표 전 대표가 양산으로 옮겨오면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표출됐다. 홍 전 대표와 여태껏 유지했던 인간관계마저 깨지는 건 물론 신의(信義) 하나로 버텨온 내 정체성도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참 힘든 시간이었다."

공천이 마무리되고 나서 홍 전 대표로부터 덕담을 들었다.

"공천이 결정되자마자 휴대폰 메시지와 인편을 통해 '김두관 후보를 꼭 이겨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다. 이후 대구로 가시기 전에도 자신의 참모들을 통해 '나 시장한테 좋은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시장 재선거에서 총선으로 갑자기 전환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결국 우리 시민들이 '기존 통합당 출마자로는 김두관 의원을 상대하기 어렵지 않나' '나동연이 나와야 한다'는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있었다. '왜 총선에 나서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줄곧 들었다. 김두관 의원의 대항마로 총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거셌다."

양산을 선거구에는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반면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웅상을 중심으로 보수 강세 지역이다. 지난 2014년 시장 선거 때도 웅상에서 민주당 후보에 두 배 이상 앞섰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2년, 2017년 대선에서도 이 지역은 민주당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 사저가 자리하고 있지만, 보수세가 아주 강하다."

지역 민심은 어떤가.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상당히 심하다. 거리 인사를 해 보면 시민들의 심중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우려스러운 정도다."

민심 이반의 원인은 무엇인가.

"결국 경제문제 아니겠나. '힘들다'는 시민들의 아우성만 들린다. 시민들이 모이기만 하면 현 정부를 비난하고 있지 않나. 이번 총선에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나 개인의 승패 여부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단순히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이 정권 심판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더 이상 없다고 본다."

정권심판론을 제기하는 건가.

"당연하다. 이 정권이 우리나라의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붕괴시키고 있다. 경제가 완전히 무너졌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재도약해야 할지 염려스러운 지경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이 정권을 심판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이 정권에 의해 붕괴되고 말 것이다."

정권심판 못지않게 대안도 제시해야 하지 않나.

"그렇다.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 결국 그게 대안이다.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외교·국방 등 모든 정책을 다시 제대로 된 질서에 맞게 정책화해야 한다. 현 정권이 무조건 고수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 결국 이번 총선을 통해 통합당이 바로잡아야 한다. 그게 대안이다. 내가 국회에서 해야 할 책무다."

김두관 후보와의 맞대결이 부담스러울 텐데.

"장관·도지사·대선후보를 했던 김 후보의 명성은 나하고 비교가 안 될 정도다. 하지만 양산을은 내 안방이다. 아무리 김 후보가 거물일지라도 내 안방에선 밀릴 이유가 없다. 정책 대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집권여당의 중진이지만,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거의 50조원이 넘는 무지갯빛 공약(空約)을 내놓고 있다. 솔직히 정책 대결에서 나는 그런 김 후보의 규모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난 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 시민들이 가장 아쉬워하고 꼭 필요한 부분을 지역 공약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두 사람의 공약에 대해 현명하게 판단하리라 믿는다."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지역 공약은 무엇인가.

"서양산 쪽은 국가사업으로 신도시를 형성하다 보니 굉장히 체계적이다. 반면에 시장으로서 과거 8년 동안 '퍼스트 웅상'을 외치며 계속 도시 인프라를 구축해 왔는데 아직까지 미완성된 부분이 많다. 동서 간 연결도로 터널화, 공원 인프라 구축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후임 시장이 들어서면서 주민 숙원사업들이 거의 중단돼 버렸다. 만약 당선되면 국비 지원사업으로 내가 매듭지을 각오다. 이처럼 주민 숙원사업 위주로 공약을 내걸 것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