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여파에 달걀 20.3%, 돼지고기 9.9% 비싸져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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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물가 1.0% 상승…가공식품·축산물 가격 뛰어
외출 자제하며 식재료 소비 증가한 영향
서비스물가 상승률 눈에 띄게 둔화
코로나 19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리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망원시장(망원월드컵시장)엔 평소의 3분의1 정도 되는 손님이 찾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코로나 19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리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망원시장(망원월드컵시장)엔 평소의 3분의1 정도 되는 손님이 찾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식재료 소비가 증가해 3월 가공식품과 축산물 가격이 올랐다. 이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1%대 상승을 나타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개월 연속 1%를 밑돌다가 올해 1월 1.5%로 올라선 뒤 2월 1.1%, 3월 1.0%로 석 달째 1%대를 보였다. 

항목별로는 가격 등락이 엇갈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한 영향을 많이 받았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3.2% 올랐고, 공업제품 가격은 1.3% 상승했다. 특히 축산물이 6.7% 상승했고, 가공식품도 1.7% 올랐다. 달걀은 20.3%, 돼지고기는 9.9% 비싸졌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식재료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0.5%로,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였던 2월(0.4%)에 이어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서비스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가격 상승 요인이 많은 연초인데도 0.9% 상승에 그쳤다. 호텔숙박료는 5.2% 하락해 2010년 8월(-9.4%) 이후 최저였고, 콘도 이용료도 3.1% 내렸다. 

공업제품에서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로 승용차 가격이 하락했다. 소형승용차와 대형승용차는 2.3%, 1.1% 내렸고, 중형승용차(2.1%)와 수입승용차(1.6%)는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 패턴의 변화, 경기 진작 정책이 물가에 반영됐다"면서 "국제적으로는 경기가 안 좋아 유가가 하락한 점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물가 상승·하락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3월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물가가 낮았던 기저 효과가 있어 향후 물가가 마이너스로 가긴 어려우나,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가격(KF94 방역용 기준)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가격이 급격히 오르다가 공적 물량이 풀린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통계청의 일일 가격조사 결과 오프라인은 약국과 마트를 합쳐 공적 마스크 판매가격(1500원)보다 300원 높은 1800원 정도이고, 온라인은 5000원대였던 것이 400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4%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 12월(0.1%) 이후 20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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