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선거 우리도 있다” 부산 중구청장 재보궐선거 ‘3파전’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홍주 기자 (fort0907@naver.com)
  • 승인 2020.04.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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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공천 후유증 심각…표 결집에 변수로 작용할 듯
유권자 3만8767명에 불과…각 후보들 표심잡기 동분서주
전 구청장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선거…최진봉 “설욕전”

전 중구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부산 중구청장 재선거가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중구청장 재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시형(51) 중구의원, 미래통합당 최진봉(65) 전 중구의회 의장, 미래통합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나선 권혁란(69) 신창요양병원장간의 3파전으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야 모두 공천 후유증을 겪고 있어 향후 표 결집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후보들은 ‘1호 공약’을 내세워 표심을 다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장일혁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이기고 본선에 오른 김시형 후보는 ‘긴급재난생활비를 가구당 최대 50만원 지급’을 1호 공약으로 채택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김 후보는 긴급재난생활비 지급과 관련해 “지금 WHO(세계보건기구)가 전세계를 향해 펜데믹(전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을 선포한 상태다. 국가경제는 물론이고 개인 경제마저도 밑바닥이다. 준 전시상태 같은 현실에서 정부가 ‘긴급재난생활비’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시형 후보가 주민을 만나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김시형 후보사무실
민주당 김시형 후보가 주민을 만나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김시형 후보사무실

김 후보는 구체적인 예산계획과 관련해선 “2019년 세계잉여금(정부예산을 초과한 세입과 예산 가운데 쓰고 남은 세출불용액을 합한 금액)을 활용해 추진하면 충분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중구의회 재선 구의원 출신인 김 후보는 해군 소령 출신으로 민주당 부산시당 지방의원협의회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김 후보는 구 의원으로서 생활임금 조례와 지역 서점 활성화·지원 조례, 빚 대물림 방지 조례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조례 제정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시형 “긴급재난생활비 지급”…최진봉 “중구문화원 설립” 1호 공약

통합당 경선을 통해 본선에 오른 최진봉 후보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공식선거 첫날 자당 총선후보와 충혼탑과 민주공원에서 참배를 하며 승리 각오를 다진 최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중구문화원 설립을 내세웠다. 

중구문화원을 통해 중구의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전문적인 역량을 키워 중구의 옛 영광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최 후보는 중구문화원 설립에 대해 “중구는 백산 안희제 선생기념관을 비롯해 관광문화유적들이 많은 지역이다. 중구문화원이 생긴다면 체계적인 문화유적 관리를 할 수 있다”면서 중구를 문화특별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구문화원 건립예산에 대해선 “중구 동광동 동사를 리모델링하면 충분할 것”이라며 “소요예산은 1억500만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구의 예산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통합당 최진봉 후보가 전통시장에서 상인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최진봉 후보사무실
통합당 최진봉 후보가 전통시장에서 상인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최진봉 후보사무실

최 후보에게 이번 재선거는 설욕전에 가깝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인 윤종서 전 구청장과 대결에서 1015표 차로 아깝게 낙선한 최 후보는 윤 전 중구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확정 받으면서 재선거가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만큼 화력을 쏟아 붙겠다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거리두기“ 무시 출발부터 스텝꼬인 권혁란, “인구 증가만이 살길”

거대 정당의 틈새를 노리고 있는 무소속 권혁란 후보도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공약으로 “소멸의기에 처한 중구의 살길은 인구증가”라면서 “재개발을 통한 아파트건립으로 인구증가를 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권 후보는 지난 3월28일 후보 사무실개소식에 수백명의 지지자들을 불러들여 정부의 ‘사회적거리두기 운동’에 역행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출발부터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무소속의 불리함을 개소식으로 분위기를 띄우자는 주위 의견이 많아 개소식을 강행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간호사 3명을 상주시켜 출입자들을 일일이 발열체크를 했다”고 해명했다.

무소속 권혁란 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수많은 지지자들이 몰려 세를 과시하고 있는 모습. ©시사저널
무소속 권혁란 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수많은 지지자들이 몰려 세를 과시하고 있는 모습. ©시사저널

한의사 출신인 권 후보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시절 여성 정책 특별보좌관과 자유한국당 중앙당 여성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등 여성계에서 오랫동안 몸담아 온 인물로 고정지지표를 무시할 수 없다. 미래통합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유이기도 하다. 권 후보는 당선되지 않았지만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이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선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나선 만큼 이번 재선거도 2018년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1, 2위 간 표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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