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협상 ‘막판 진통’?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4.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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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당국자 “협상 절대 끝나지 않았다”…조만간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던 한국측 반응과 달라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였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협정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에서는 최종 타결을 기대한 한국 정부 입장과 달리 이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들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당장 미국 정부 당국자 입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절대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 나왔다.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가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쿠퍼 차관보는 합의가 이뤄진다면 상호 유익하고 공정한 합의여야 된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4월2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트위터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됐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부화하기 전에 닭을 세지 말라"는 미국식 표현이 한국의 "김칫국을 마시지 말라"는 것과 뜻이 같은 말이라고 배웠다고 밝혔다. 직접 방위비 협상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정부의 낙관론을 에둘러 부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미국의 이 같은 기류는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고,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던 한국측 정은보 협상대사나, 협상에 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기조와는 다르다.

국내에서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총액이 당초 미국이 제시했던 5조원 안팎에서 1조원대로 크게 낮아졌고, 적용 기간도 1년이 아닌 5년 안팎으로 잠정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미국 쪽에서는 이 같은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발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쿠퍼 차관보가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고, 특히 상호 이익과 공정한 합의를 강조한 점으로 미뤄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측이 생각하는 공통 이익과 미국 측이 말하는 공통 이익의 견해 차를 좁혀야 할 부분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방위비 협상이 완전히 타결점을 찾기 전에 우리 측이 너무 앞서서 낙관론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서 실무진에서는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협상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미국 측 발언으로 미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함께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2014년 방위비분담금 협상 장면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함께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2014년 방위비분담금 협상 장면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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