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n번방' 수사 확대…공범 ‘태평양·켈리’ 불러 조사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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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어제 이어 오늘도 피의자 신분 조사
춘천지법 2심 재판중인 켈리도 참고인으로 불러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3월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있다. ⓒ고성준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3월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있다. ⓒ고성준 기자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 조주빈(25‧구속)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공범들의 추가 혐의 규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는 7일 닉네임 '태평양' 이아무개(16)군을 불러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유포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군은 지난달 5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군은 조씨가 운영했던 '박사방'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태평양'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태평양원정대'라는 이름의 별도 대화방에서 성 착취 영상 등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군의 첫 공판기일은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검찰이 조씨와 공모한 범죄 혐의에 대한 추가 기소 가능성을 고려해 기일 연기를 신청하면서 미뤄졌다.

검찰은 이날 춘천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닉네임 '켈리' 신아무개(32)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신씨는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의 시초인 'n번방'을 닉네임 '갓갓'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신씨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2019년 8월경까지 음란물 파일 9만1894개를 소지하고, 2590개를 판매해 총 2397만원의 수익을 얻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검찰 구형량보다 적은 징역 1년의 처벌을 받았다. 이후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자 검찰은 지난 3월25일 재판부에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 기소 당시에는 n번방 관련성을 인정할만한 자료가 전혀 없었다”며 “n번방 사건의 관련성 및 공범 여부 등을 보완 수사해 그 죄질에 부합하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신씨를 상대로 조주빈의 '박사방' 범행에 관여한 부분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3일 재판 중인 거제시 공무원 천아무개(29)씨의 박사방 관련 추가 혐의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송치받았다. 전날에는 수원 영통구청 사회복무요원 강아무개(24)씨와 '태평양' 이군의 추가 혐의도 송치받아 함께 수사 중이다. 검찰은 강씨와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한아무개(27)씨에 대해서도 법원에 공판기일 연기를 신청했다. 조주빈 등 공범을 기소했을 때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한편, 조씨에 대한 11차 피의자 조사도 이날 오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조씨는 구속 송치된 지난달 25일 이후 첫 주말을 제외하고 이날까지 매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벌어진 성 관련 범죄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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