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3월 은행대출 증가폭 ‘역대 최대’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4.08 15: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중소기업‧개인사업자‧가계 대출 모두 크게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가계의 은행 대출이 모두 역대 최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건물 ⓒ연합뉴스
한국은행 건물 ⓒ연합뉴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901조4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8조7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최대치다.

대기업 대출이 10조7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8조원 각각 늘어났다. 중소기업 대출에는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분 3조8000억원이 포함돼 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자금 수요가 늘어나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대출이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며 “대기업은 자금 수요 증대 및 유동성 확보가 주요 배경이고, 중소기업은 정부·은행의 금융 지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3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도 910조9000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9조6000억원 늘어났다. 증가폭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최대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은 6조3000억원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 규제는 지난 1월 말에 시행됐는데 통상 주택대출 규제가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2∼3개월이 걸린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분 가운데 나머지 3조3000억원은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분이다. 가계의 기타대출에는 영세 자영업자의 신용대출도 섞여서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증가액은 2월에 2조5000억원이었지만 3월에는 11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개인 주식(코스피·코스닥) 순매수 규모도 같은 기간 6조원에서 12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부동산 자금 수요와 함께 주식 투자 수요가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상호금융권을 포함한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3월에 5000억원 감소했다.

한편, 3월 말 은행 수신은 한 달 새 33조1000억원 늘어난 1천800조2000억원이다. 국내 기업들이 4월 배당금 지급을 대비해 단기 여유자금을 예치해놓은 결과라는 것이 한은 측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