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릴레이’에 고개숙인 통합당…김종인, 대국민 사과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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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만 기회 주시면 다시는 실망하는 일 없도록 하겠다”
황교안 대표도 “매우 부적절하고 잘못된 인식…진심으로 사과”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당 소속 후보들의 '막말' 논란에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당 소속 후보들의 '막말' 논란에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차명진(경기 부천병)·김대호(서울 관악갑) 후보의 '막말'에 대해 "참으로 송구한 마음"이라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9일 국회에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을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 정말 죄송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6일 통합당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아는데, 30∼40대는 그런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3040세대의 공분을 불렀다.

여기에 차 후보까지 막말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전날 녹화방송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인터넷 언론)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막말은 아니었다’며 항변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공당(公黨)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전국의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에게 각별히 언행을 조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거라고 약속드릴 수 있다"며 "또 한 번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잇따른 막말 파동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이 당에 온 지 열하루째다.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오늘 여러분 앞에 이렇게 다시 나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막말 탓에 ‘정권심판론’이 동력을 잃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여러분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제 총선까지 남은 6일이다. '이 나라가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만큼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합당은 전날 윤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 회의를 잇따라 열어 김 후보를 제명하고 후보직을 박탈했다. 차 후보도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윤리위로 넘겨 제명 절차에 착수했다. 황교안 대표는 김 후보와 차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전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매우 부적절하고 잘못된 인식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마음의 고통을 느끼셨을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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