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여야 “우리 당이 유리”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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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사전투표율 27.59%…2014년 도입 이래 역대 최고치
민주당 “안정적인 국정 운영 열망” vs 통합당 “정권 심판 열기”

4월10~11일 이틀간 실시된 경남지역 4·15 총선 사전투표가 27.5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경남에서 77만8976명이 투표에 참여해 2014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촛불 민심이 결집한 2017년 대선 사전투표율(26.83%)보다 높은 수치다.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는 유권자 ©연합뉴스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는 유권자 ©연합뉴스

이번 경남지역 사전투표에는 첫날에만 35만3600명이 참여해 투표율 12.52%로 동시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투표소 감염 피해를 우려한 분산 투표 가능성이 크지만 여야의 적극 지지층이 각각 결집한 양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경남지역 4·15 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양자 대결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과 통합당은 역대 최고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이 최종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 경남지역 사전투표에 선거인 총 282만3511명 중 77만897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하동의 투표율이 43.17%로 가장 높았고, 산청이 38.45%로 뒤를 이었다. 그밖에 함양 38.29%, 합천 37.28%, 거창 36.95%, 남해 36.23%, 창녕 34.82%, 의령 33.74%, 고성 31.03%, 사천 30.81%, 진주 29.21%, 밀양 28.87%, 통영 28.74%, 함안 27.98%, 거제 26.86%, 창원 26.10%, 김해 24.57% 순이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양산으로 22.32%를 기록했다. 2016년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 때는 각각 12.19%, 23.83%였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유권자가 많은 창원(26.10%)과 김해(24.57%), 양산(22.32%)의 사전투표율은 경남 평균보다 낮았다는 점에서 중도층 표심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사전 투표율은 민주당과 통합당의 치열한 대결 양상으로 풀이된다. 이번 경남 4·15 총선은 민주당과 통합당의 1대1 구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각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봐도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정책과 쟁점이 실종된 상태에서 거대 양당의 적극 지지층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강석진 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1대1 전선이 구축되면서 중도층의 선택이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홍철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사진 왼쪽)과 강석진 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 ©연합뉴스
민홍철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사진 왼쪽)과 강석진 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 ©연합뉴스

민주당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분산 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민홍철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분산 투표할 의향이 더 많지 않았나 싶다"며 "최종 투표율은 예년 수준인 50% 후반 가량 될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로 투표가 분산된 탓에 최종 투표율은 높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높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민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 극복,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열망하는 국민의 의지가 투영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통합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에 고무된 분위기다. 강 위원장은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지난해 4·3 재보궐선거 이후 이번 총선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층도 우리 쪽으로 쏠리고 있어 최종 투표율은 지난 20대 총선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했다. 역대 최고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이 단순 분산 효과를 넘어 '정권 심판'에 대한 열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총선 승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경남지역 정치학과 교수는 "일단 코로나 사태로 분산 투표 효과가 컸고, 민주당과 통합당의 양자 대결로 각자 지지층을 동원하면서 투표율을 끌어올린 효과가 있다"며 "여야 유·불리를 따지기는 이르다"고 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국 만 18세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갤럽에 의뢰한 2차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전체 유권자 79.0%가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 20대 총선 때의 63.9%보다 8.8%포인트 높았다. ‘가능하면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자 15.1%까지 합치면 94.1%가 투표 참여 의향을 보였다.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은 64.0%,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36.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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