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두산·한진, 보유 자산 ‘눈물의 매각’ 나선다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4.1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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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송현동·제주도 땅 팔고 두산은 알짜 계열사 M&A
고강도 자구책으로 현금 마련
대한항공이 최근 5000억원대로 평가되는 송현동 부지(사진)의 매각에 착수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한진그룹이 매각에 착수한 송현동 부지 ⓒ시사저널 고성준

두산그룹과 한진그룹이 보유 자산을 매각하면서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다.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채권단과 주주들이 압박에 나선 결과다.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3일 한진그룹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건물(605㎡),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건물(1만2246㎡), 해양레저시설 운영사 왕산레저개발을 매각하기로 하고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그룹 유휴자산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추가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그랜드센터와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 자산도 사업성과 수익성을 검토해 구조를 개편할 가능성이 있다.

한진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1차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주력사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여행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의 장기화를 대비한 것이다. 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그룹 주주연합의 경영권 분쟁이 2차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3월 27일 있었던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조 회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고 조 전 부사장은 선임되지 않았다. 주주들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하지만 조 부사장 측이 추가 지분을 매입한 뒤 다시 임시 주주총회를 선임할 가능성이 있다. 조 회장 측으로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13일 두산그룹도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 전지 소재 전지박을 만드는 첨단소재업체 두산솔루스 매각 계획을 밝혔다. 연료전지회사 두산퓨얼셀, 본사가 위치한 두산타워, 두산메카텍과 네오트랜스, 두산중공업 인도법인, 두산중공업 내 담수화플랜트 및 수처리 설비를 담당하는 사업부 ‘WATER’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경영진 일가의 사재 출연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두산중공업 노조가 2월1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상욱 기자
두산중공업 노조가 지난 2월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상욱

두산그룹 역시 핵심 계열사 두산중공업의 업황 부진으로 위기에 빠졌다. 발전설비를 만드는 두산중공업은 전 세계적인 탈원전·석탄 정책에 수주가 줄면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업황은 더욱 악화됐다.

두산중공업은 당장 올해 만기를 앞둔 차입금 규모만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추가적인 현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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