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극 중 내 역할은, 핵인싸!”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8 15:00
  • 호수 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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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인생 캐릭터 만난 배우 조정석

연기를 잘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토록 ‘스마트하게’ 잘하는 줄은 몰랐다. 생활연기의 달인 조정석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생활연기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간담췌외과 교수 이익준 역을 맡아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다. 노는 것도 성적도 늘 일등만 해 온 자칭 ‘인싸’로 어디에서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자 의대 동기 5인방 중 가장 긍정적이고 유쾌한 매력의 소유자다. 환자와 가족의 삶에 함께 공감하는 휴머니스트 면모를 지녔고 동시에 모든 직원을 이웃처럼 대하는 따뜻한 성품을 가졌다. 이른바 ‘워너비 의사’ ‘마흔 살의 인싸’를 열연 중인데, 찰떡같이 소화해 내고 있다.

최근엔 극 중 노래방 신에서 쿨의 《아로하》를 불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극의 몰입을 깬다는 이유로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가 직접 OST를 부르는 경우는 드물다. 연기력뿐 아니라 노래 실력이 탄탄해 ‘극의 몰입 따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조정석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장면이다. 현재 음원차트 3위에 올라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매회 능청스럽고도 똑똑한 연기로 깨알 재미와 함께 감동까지 독차지하고 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은 ‘익준앓이’ 중이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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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 지기 친구들의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히트 메이커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신작으로, 조정석을 비롯해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등 연기력과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믿고 보는 ‘작감배’ 레전드 조합을 탄생시키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다.

신원호 PD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메디컬 드라마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라고 하기엔 병원 이야기밖에 없다. 하나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배경이 병원인 셈이다. 병원에 사는 다섯 의사 친구의 따뜻한 이야기다.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공감되는 이야기를 만들려 노력했다.”

인생 캐릭터를 갱신 중인 조정석을 만났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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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을 본 소감은 어땠나.

“기다렸던 만큼 너무 재미있게 봤다.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와 많은 케미가 그려질 것이다. 다음 방송도 더 기다려지고 기대된다.”

 

매력적인 역할이다. ‘익준’이라는 캐릭터를 소개해 달라.

“‘무슨 생각을 하며 사나’ 싶은 인물이다. 매회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연기를 하는 나 또한 궁금하게 만드는 캐릭터다. 재미있고 굉장히 낙관적이고 긍정적이고 부족함이 없는 친구다. 촬영을 이미 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촬영이 더욱 기대되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한마디로 ‘핵인싸’다. 하하.”

 

간담췌외과 의사 역할이다. 어떤 준비를 했나.

“일단 간담췌외과는 간·쓸개·췌장을 담당하는 과다. 역할을 위해 외래진료를 참관하고, 간 이식 수술까지 직접 참관했다. 굉장히 떨렸다.”

 

쉬지 않고 작품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지난해 다른 드라마를 촬영하던 중 신원호 PD를 만났다. 신 PD와 이우정 작가의 전작을 좋아해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당시 극본도 없었고 제목도 몰랐지만 꼭 하고 싶었다.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다.”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다섯 명의 케미스트리와 앙상블, 그리고 숨겨진 재능이 관전 포인트다. 의학 드라마와는 조금 다르게 숨겨져 있는 자신들만의 재능이 있는데 그 점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아주 꽁꽁 숨겨진 재능들을 캐릭터들이 잘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조정석은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하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적성에 맞다”는 표현을 썼다. 연기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대학로 연습실에서 옛 동료들과 합을 맞출 땐 “(좋아서) 미치겠다”고 말한다. 그에게 좋은 배우의 기준은 뭘까. 언젠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결국 관객들에게 인정받기 전에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연기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가장 우선은 인성적으로 인정받는 걸 의미하죠. 저는 관객에게 거짓말하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아요. 물론 저는 아직 멀었어요. 계속 노력할 겁니다.”

실제로 만난 조정석은 작품 속 유들유들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사춘기 소년 같은 수줍음이 엿보인다. 그 모습이 낯설기도 전에, 곧바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올곧고 선한 모습이다. 그는 “선하고 바르다기보다, 평범함을 추구하는 건 맞다”며 “혹자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평범함보다는 비범하고 남달라야 매력적이라고 하지만 나는 평범한 것이 좋다”고 말했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으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17년 차를 맞은 조정석은 지금도 연기에 푹 빠져 있다. 그래서 작품을 쉴 수가 없다. 그런 만큼 그의 연기는 더욱 심플해지고 명확해진다. 그게 조정석의 힘이고, 우리가 그의 작품을 믿고 보는 이유다.

 

슬기로운 의사 5인방이 꼽은 명장면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인기 중심에는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등 다섯 배우의 절친 케미와 빛나는 열연이 있다. 이 배우들이 드라마 속 5인방 케미 명장면을 직접 꼽았다.

# 조정석 “진짜 친구들과 놀러 온 것 같았다” 쿨 《아로하》 열창 장면(3화)

지난 3화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노래방에서 《아로하》를 목청껏 열창하던 과거 5인방의 풋풋한 모습이었다. 혼자 콘셉트를 잡고 진지하게 등장한 익준(조정석 분)이 분위기를 잡고 노래를 시작했지만 이내 송화(전미도 분)에게 파트를 뺏기고 정원(유연석 분), 준완(정경호 분), 석형(김대명 분)의 단체 코러스에 밀려 당황하는 모습이 그려져 웃음을 자아냈다.

# 유연석 “오래전부터 함께 지내온 친구처럼 완벽한 호흡” 칼국수 먹방 장면(2화)

유연석이 밝힌 절친 케미 장면은 2화에 등장한 칼국수 먹방신이다. 이 장면은 극 중 5인방의 자연스러운 연기 호흡이 20년 찐우정을 입증,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여기에 각양각색 5인방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한눈에 드러나 재미를 더했다. 특히 친구들을 챙기느라 정작 본인의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폭발한 정원의 반전 매력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 정경호 “전혀 다른 캐릭터인데 닮은 듯한 매력” 5인방 티키타카(3화)

드라마 속 5인방의 대화는 언제나 빈틈없이 유쾌하고 흥미로워 집중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특히 지난 3화에서 《아로하》를 듣던 준완이 “나 이 노래 잘 불러. 내가 이 노래로 여럿 울렸지”라고 한마디 하자마자 “그치 하와이에서” “하와이?” “뭐?” “왜 뭐” “하와이에서 뭐 있었지?” “무조건이지”라며 쉴 틈 없이 주고받는 5인방 티키타카는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 김대명 “우정의 역사가 시작된 곳” MT 창고에서의 첫 만남(1화)

김대명이 선택한 절친 케미 명장면은 99학번 새내기 5인방의 우연한 첫 만남이다. 특히 이 장면은 각자 같은 이유로 MT 자리를 벗어난 5인방이 운명처럼 한 공간에서 만나 여차저차해서 친해진, 20년 우정의 서사가 시작된 순간이자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인 결정적 장면이었다.

# 전미도 “3개월을 준비한 작업, 모니터하면서 쾌감을 느꼈다” 《캐논》 합주 장면(4화)

5인방이 직접 연주한 《캐논》 합주 장면은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사며 단연 화제를 모았다. 과거 밴드 결성 후 석형이 끝까지 칠 수 있는 《캐논》을 첫 합주곡으로 선택, 고군분투하는 5인방의 모습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금씩 실력이 좋아진 5인방의 과거 모습에서 《캐논》 록 버전으로 전환되며 보여진 현재의 능수능란한 연주 실력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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