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압승 속에서도 PK ‘낙동강 벨트’ 고전…격침 겨우 면했다
  • 임창섭 부산경남취재본부 기자 (sisa520@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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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벨트 샤이보수 ‘견제 심리’가 승부 갈라…새벽까지 초접전
민주당 전·현직 부산시당 위원장 박재호·전재수·최인호 나란히 당선

부산의 낙동강 벨트에선 현 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가 승부를 갈랐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나마 지상파3사 출구조사에서 접전 지역으로 분류됐던 새벽까지 숨 막히는 접전을 벌이다 부산 지역구 가운데 3석을 건져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선거 막판 민주당에게 유리한 형국이 연출되자 위기감을 느낀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샤이 보수'들이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21대 총선 결과, 민주당은 부산 지역 18개 의석 가운데 3석이 당선됐다. 전·현직 부산시당 위원장인 박재호(사하갑), 전재수(북강서갑), 최인호(남을) 당선인만 배출했다. 경남에선 민홍철(김해갑)·김정호(김해을)·김두관(양산을) 후보가 승리했고, 울산에서 이상헌(북구) 후보가 1석을 추가했다. 민주당의 PK 의석수는 20대 국회 10석에서 21대 8석으로 줄게 됐다.

낙동강 벨트의 거점인 주당 부산시당은 당초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내부적으로 경기위축과 코로나 초기 대응 실패에 따른 여론 때문에 현상 유지를 목표로 삼는 듯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 대응 부재를 극복하고 코로나 정국이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되자 상당히 '붐업'되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투표 2~3일을 앞두고 선거구별로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잇따르면서 12석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에 모두 고무된 모습들이었다.

결과는 출발보다 참담했다. 부산 부산진갑에서 김영춘 민주당 후보가 서병수 통합당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가 나오자 충격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투표함을 연 뒤부터 개표 내내 간발의 차이로 서 후보를 추격했으나 끝내 뒤집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높았던 사전투표율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으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비교적 여유 있는 리드로 시작해 개표 중반 내심 당선 자축 함성까지 내질렀던 최인호 후보(부산 사하갑) 측은 한자리수 개표를 남긴 상태에서 발목을 잡히자 3석도 유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충격에 휩싸였다. 16일 새벽녘, 마지막 집계 결과가 발표되면서 영화 같은 뒤집기로 승부가 갈리자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21대 총선에서 새벽녘 숨막히는 접전 끝에 당선이 확정되자 밤새 기다리고 있던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캠프관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인호 후보 캠프 제공
21대 총선에서 새벽녘 숨막히는 접전 끝에 당선이 확정되자 밤새 기다리고 있던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캠프관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인호 후보 캠프 제공

정작 민주당을 당황케 했던 곳은 현역의원 지역구였던 박재호 ‘부산 남을’이었다. 시당 관계자들은 사실상 이곳을 일찍부터 안심지역으로 구분해 놓았었다. 그러나 개표 초반 ‘열세 접전’으로 시작해 ‘초접전’ 속에 엎치락뒷치락을 반복하며 마지막까지 애간장을 태웠다. 막판 뒤집기에 성공은 했으나, 초접전을 벌이며 리드를 당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에서 ‘힘 있는 여당’을 내세웠던 배재정 민주당 후보는 지역 조직력이 강한 장제원 통합당 후보와의 리턴매치에서 또다시 패했다. 현역의원의 벽을 넘지 못함으로써 대통령을 낳은 정치적 고향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선거 운동 기간 중 여론 조사에서 선방을 하며 총선 신인으로 순간 기대를 모았던 이상호(사하을)·최택용(기장) 후보는 역량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상당한 표차로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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