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에 휘청이는 울산공단…2분기 전망도 ‘먹구름’
  • 박치현 부산경남취재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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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제조업경기지수, 전분기보다 13 하락한 71
자동차 수출물량 급감, 정유업계는 정제 마진 하락

코로나19 직격탄에 울산공단이 휘청거리고 있다. 자동차·조선·정유·일반기계 등 울산지역 대표 주력 제조업체들의 1분기 업황이 크게 악화되면서다.

산업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내놨다. 올 1분기 자동차는 58로, 직전분기 대비 29 하락했다. 정유는 67로, 직전분기 보다 23 줄었다. 조선도 86에서 76으로 10p 추락했고, 일반기계도 87에서 17 감소한 70에 그쳤다. 석유화학도 89에서 81로 8포인트 감소하는 등 지역 대표 제조업종의 매출현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고 해석한다. 반대로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안 좋아질 것으로 본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2~24일 진행됐다.

울산국가공단 전경
울산국가공단 전경ⓒ울산시

정상 가동까지 갈 길 먼 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울산5공장 투싼 생산라인을 지난 13일부터 중단했다. 해외 현지판매 딜러사가 대부분 영업을 중단해 수출 물량이 크게 준 탓이다. 주요 판매처인 미국과 인도, 터키 공장의 가동중단 기간을 연장하는 등 재개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해 섣부른 기대는 이르다.

다행히 현대차 러시아 공장이 최근 조업을 재개한 데 이어 체코 공장도 지난 14일(현지 시각) 문을 다시 열면서 코로나19로 멈춰선 현대차의 해외 생산기지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상 가동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석유화학분야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공장을 돌릴수록 손실이 나는 정유업계는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올 1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현대자동차

석유화학, 기계설비도 하향곡선 당분간 지속

설비투자 역시 한 분기 만에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다. 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대폭 줄어 울산 매곡산업단지 내 기계설비 업체들은 손을 놓고 있다. 특히 기계 수술업체들은 해외 시장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다. 1분기 수출은 90에서 75로 하락했고 내수도 전분기(86)보다 15p 떨어진 71에 그쳤다. 고용 역시 전분기(99)의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96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여파는 중소기업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올 1분기 중소기업은 66으로 전분기 85보다 두 자릿수 하락해 대기업보다 체질이 약해 더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경기 전망도 먹구름

2분기도 그다지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시황 전망은 84로 전분기에 이어 2p 떨어졌다. 수출과 설비투자 전망은 각각 7p, 3p 빠진 87, 96으로 집계됐다. 고용 전망은 97로 1p 하락했고 자금 사정 전망은 83으로 2p 내려갔다. 매출 전망은 2p 오른 88이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매출 전망을 보면  특히 자동차(79)와 섬유(65)가 80을 밑돌며 부진 지속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조선(81), 기계(82), 소재(81) 부문도 어려운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2분기 매출 전망은 각각 90, 83으로 전분기 대비 7p, 4p 떨어졌다.

울산지역 기업체 관계자는 “수출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해 경제위축이 상당기간 심화될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자생력을 갖도록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함께 울산공단이 위기에서 탈출하는 길은 산업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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