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책임론에 흔들리는 통합당…“황교안, 정계은퇴 이상 책임져야”
  • 이상욱 부산경남취재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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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배제된 김재경 통합당 의원, 지도부 책임론 제기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미래통합당이 벌써부터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4선의 김재경 통합당 의원이 총선 성적표가 나온 16일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대해 "탈당과 정계은퇴 이상의 엄중한 책임을 져주길 바란다"고 비난하면서다.

김재경 미래통합당 의원(사진 왼쪽)과 황교안 대표 ©연합뉴스
김재경 미래통합당 의원(사진 왼쪽)과 황교안 대표 ©연합뉴스

통합당 경남 진주을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김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참담한 아침"이라며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이 그 직에서 물러나는 정도로 무마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께 어떤 책임을 져야할지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그 정도 각오 없이 직을 맡지 않았을 것이고, 두 분이 한 일이 절대로 가볍지도 않았다"며 "죽을 각오라는 말을 각자 몇 번씩 반복하지 않았나"고 했다.

김 의원은 "(황 대표 등은) 당신들이 그렇게 걱정하던 나라와 국민들, 당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다시는 이런 무능하고 자의적인 행태의 불행한 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며 "향후 큰 칼을 쥘 위정자들이 잘못했을 때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역사적 교훈이 돼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에선 김 의원을 시작으로 당장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통합당이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딛고 당 운영을 비대위 체제로 서둘러 전환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단독으로 180석을 얻으며 전례없는 압승을 했다. 반면 통합당은 지역구 당선자와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 의석을 합해 103석에 그쳤다. 민주당이 180석을 획득하면서 다른 범여 정당의 지원 없이도 단독으로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황 대표는 총선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 15일 밤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직을 내려 놓겠다"며 대표직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우리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에, 대표인 제 불찰이고 제 책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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