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고용 패닉’ 현실화…일시 휴직자,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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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휴직자 160만7000명…3월 취업자도 11년 만에 최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일자리 지표가 최악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3월 취업자 수 감소폭은 20만 명에 육박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위기가 본격적으로 현실화한 것이다.

통계청이 4월17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는 2660만9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9만5000명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24만 명 감소) 이후 최대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월(취업자 수 49만2000명 증가)까지만 해도 양호한 모습을 보여 왔지만, 결국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4월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3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4월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3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특히 고용 쇼크 충격은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도매·소매업(-16만8000명), 숙박·음식점업(-10만9000명), 교육서비스업(-10만명) 등에서 일자리가 크게 사라졌다. 반면 농림어업(13만4000명),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8만2000명), 운수·창고업(7만1000명) 등은 증가했다. 통계청은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한 반면, 코로나19로 운수·창고업 등 (고용이) 나아진 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취약 계층이 받은 영향은 더 심각하다. 임시근로자가 42만 명 줄어들면서 1998년 12월(-44만7000명) 이래 최대폭 감소를 보였다. 일용근로자도 17만3000명 감소했다. 반면 상용근로자는 45만9000명 증가했다. 종업원을 둔 자영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9만5000명 감소했다. 이에 비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2만4000명, 무급가족종사자는 8000명 각각 증가했다. 취업 시간대별로는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159만2000명 줄어들었고,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3만6000명 늘었다. 1~17시간 초단시간 취업자는 19만6000명 줄었다.

일시 휴직자 규모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달 일시 휴직자가 160만7000명으로 1983년 3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126만명(363.4%)이나 폭증한 것으로, 증가폭 역시 1983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일시 휴직자는 통계상 취업자로 계산된다. 이 때문에 실업률은 4.2%로 되레 0.1%포인트 하락했다. 회사에서 직원을 내보내고 다시 뽑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시 휴직자 제도를 이용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무급 휴직이 늘어나고,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연기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통계청은 추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4월13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원으로, 작년 동월(6397억원)보다 2585억원(40.4%) 급증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4월13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원이다. 작년 동월(6397억원)보다 2585억원(40.4%) 급증했다. ⓒ연합뉴스

비경제활동 인구, 2009년 5월 이후 최고치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9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1만6000명(3.1%) 증가했다. 이는 2009년 5월(58만7000명) 이후 최고치다. 특히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가 236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만6000명(18.3%)이나 늘었다. 20대(10만9000명·35.8%), 60세 이상(9만5000명·11.2%), 50대(6만6000명·16.4%), 40대(6만명·29.0%) 등에서 증가했다.

'쉬었음'과 달리 구직활동을 희망했으나 채용 중단 등 노동시장의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구직 단념자는 5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40000명 증가했다. 청년 고용률도 41.0%로 1.9%포인트 하락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에서 고용이 감소했는데 청년층이 이 분야에 많이 취업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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