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소환해 단속나선 민주당vs고심 깊어진 통합당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4.1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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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나란히 선대위 해단식
민주당 "열린우리당 아픔 깊이 반성해야…오만, 미숙, 혼란 안돼"
침통한 분위기 속 통합당 "회초리 달게 받겠다…당 수습 서두를 것"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가 더불어시민당 관계자들과 함께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합동 해단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시사저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가 더불어시민당 관계자들과 함께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합동 해단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시사저널

4·15 총선에서 희비가 엇갈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선거 이후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의 기억을 소환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고, 통합당은 비상선거대책위 구성 등 위기 돌파를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집 안 단속 나선 민주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국민이 주신 의석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이 사실을 결코 잊지 말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살피고 소기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과거 당내 갈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급기야 분당 사태로까지 이어진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면서 "그것을 반성해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깊이 생각하며 국회와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시민당에 대해 "시민당의 소수 정파, 시민사회는 약속대로 본인의 뜻에 따라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한 소수정당에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다만 등원 전까지는 연합정당의 소속이므로 민주당과 다른 당선자의 입장을 고려해 말씀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민의 큰 성원에 깊이 감사하며 동시에 양당은 그 성원에 보답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강조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의 완전한 극복과 경제 위기의 조기 안정이 급선무"라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 지급하는 등 선거 기간 국민에게 드린 약속도 최대한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해단식에서 "모든 강물이 바다에 모이는 것은 바다가 낮게 있기 때문"이라며 "조금이라도 오만, 미숙, 성급함, 혼란을 드러내면 안 된다. 항상 안정되고, 신뢰감과 균형감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시사저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시사저널

첩첩산중 험로 예고된 통합당= 미래통합당 관계자들은 17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며 침통한 분위기 속에 국민과 당원 앞에 고개를 숙였다.

황교안 전 대표 사퇴 후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께서 주신 회초리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심 권한대행은 "표로 보여주신 국민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부족한 부분을 살피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보여준 지지와 성원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우리 당을 바로 세우는 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심 권한대행은 "선거를 앞두고 보수통합을 급히 이루면서 마무리하지 못한 체질 개선도 확실히 매듭짓겠다"며 "재창당에 버금가는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경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나가겠다. 새 출발점에 섰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해단식 후 기자들과 만난 심 권한대행은 지도부 공백과 비대위 구성 등을 놓고 "최대한 당의 안정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체제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지 아니면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지를 놓고 검토 중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최고위원을 비롯해 여러 의원들, 당선자들 얘기를 들어서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에 대해선 "본인(김종인)이 어떻게 하실지 저는 모른다. (황 대표가 김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본인 반응이 어떤지 확인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해단식 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당의 진로를 논의 중이다. 당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 빠른 수습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과 조기 전대를 치러 새로운 지도부에 당 쇄신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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