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원 벤틀리 폭행’ 피해자 “수리비 최대 5000만원 예상”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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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25살 만취남, 재물 손괴∙폭행 혐의 입건…”술에 취해 기억 안 나”

술취한 남성이 수억원대에 달하는 외제차를 걷어차 화제를 몰고 왔다. 남성 A(25)씨는 4월18일 밤 수원시 인계동 번화가 골목길에서 벤틀리 차량의 조수석 문짝을 발로 걷어찼다. 그는 차량 소유주 B씨(23)를 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A씨를 재물 손괴와 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은 4월19일 페이스북 페이지 ‘수원익명 대신말해드립니다’에 올라왔다. 여기에는 현재 8000여 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영상은 삽시간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퍼졌다. 네티즌들은 “수리비만 수천만원 나올 듯” “차주가 23살이란 게 더 놀랍다” “형사처벌 받을 듯”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사실은 뭘까. 4월20일 B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4월18일 밤 만취한 남성 A(25)씨가 B(23)씨의 벤틀리에 발길질을 하는 모습. ⓒ 페이스북 캡처
4월18일 밤 만취한 남성 A(25)씨가 B(23)씨의 벤틀리에 발길질을 하는 모습. ⓒ 페이스북 캡처

사건 경위에 대해 알려달라.

“4월18일 오전 12시3분, 지난주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밤에 사고를 당했다. 친구를 만나러 차를 타고 수원 인계동 사거리를 지나던 때였다. 주차할 곳을 찾는데 앞뒤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내 차는 클랙슨 소리가 작아 별로 효과가 없다. 그래서 잠시 정차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가해자가 차량을 발로 찼다. 차에서 내리자 가해자가 멱살을 잡고 목을 밀쳤다. “좋은 차 타니까 좋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겉보기에 완전히 취한 상태였다.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는데 당시 나는 멀쩡한 상태여서 다 피했다.”

가해자와의 관계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자동차 손상 정도는?

“조수석 문짝이 휘어지고 휀다(펜더∙타이어를 덮고 있는 부분)가 찌그러졌다. 유리창에도 금이 갔다. 가해자의 손목시계에 맞은 것 같다.”

예상 수리비는?

“정확한 금액은 견적을 뽑아봐야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대략 4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 나올 것 같다고 본다. 휘어진 문짝은 복원하면 되지만 자동문이라 수리 작업이 까다로운 걸로 안다. 휀다는 통휀다(전체가 단일 부품으로 이뤄진 펜더)라 부품 자체를 수입해야 해서 고치는 데 한두달 정도 걸린다고 들었다.”

차량을 공식 서비스센터에 맡긴 상태인가?

“그렇게 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아 사설 수리업체에 맡겼다. 적정선이란 걸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다.”

적정선이라면?

“(가해자가) 변제가 가능한 선에서 해결하려 한다. 막말로 무작위로 견적을 뽑으면 수리비가 상당히 많이 나올 것이다. 차량 렌트비만 따져도 수천만원일텐데.”

차량의 정확한 모델명과 가격은?

“2014년식 벤틀리 컨티넨탈 GT. 신차가는 3억원대다.”

언제, 얼마에 구입했나?

“작년 겨울에 중고로 약 1억5000만원에 구입했다. 내 돈 주고 산 현금 차량이다.”

수억원대의 차를 모는데 23살이란 비교적 어린 나이가 화제가 됐다. 무슨 일을 하나?

“P렌터카의 수원 지점을 3년째 운영하고 있다. 나이는 어려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23살은 만 나이고, 1996년생이다.”

가해자에 대한 고소 혹은 합의 계획은?

“이른 시일 내에 만나 직접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일단 통화했을 때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고 하더라. 나는 차가 자산인 사람이다. 차를 좋아해서 당장 선처할 계획은 없다. 다만 대한민국 법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정선에서 해결하고 싶은 것이다. 돈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사업을 하는 입장인지라 손해보고 싶진 않다. 가해자 쪽에서 합의를 안 보겠다고 하면 굳이 합의 볼 생각은 없다.”

형사 고소를 하겠다는 뜻인가?

“그것도 일단 얘기해 본 다음에 정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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