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쇼크 팬데믹’ 경남 창원 덮쳤다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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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근로자 1년 전보다 1692명 감소
고용안정지원금 수급 91.2% 증가
일용직 등 취약 계층 고용위기 우려

코로나19 사태가 일자리를 덮치기 시작하면서 경남 창원의 근로자들이 직격탄을 받고 있다. 지난 1분기 창원의 근로자가 1년 전보다 1692명 감소하면서다.

창원상공회의소가 22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창원시 고용동향(고용정보원 고용보험DB 바탕)’에 따르면, 1분기 근로자는 25만1418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692명 줄었다. 전년도 같은 분기보다 근로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3년 만이다.

한 구직자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마련된 구직정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 구직자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마련된 구직정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업종별로는 제조업 근로자(10만9125명)가 전년 대비 0.9% 줄며 감소 폭이 컸다. 서비스업(12만9077명)과 건설업(9740명)도 각각 전년 대비 0.3%, 3.9% 줄어드는 등 전 업종의 근로자가 감소했다.

여태까지 창원지역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는 서비스 업종이 견인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는 과거와 달리 제조업과 서비스업 근로자가 함께 감소했다. 창원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고용보험 가입률 상승과 정부 주도 공공일자리 확대로 꾸준히 증가한 서비스업 근로자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처음이다”고 했다.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은 점점 느는데 같은 기간 일자리를 얻은 근로자는 감소했다. 1분기 취업자는 3만3626명으로 증가세가 1년 만에 14.5% 줄었다. 경력 취업자(2만9574명)와 신규 취업자(4052명)가 각각 13.3%, 22.2% 줄어들면서 신규·경력 취업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로 유급 휴업·휴직을 한 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지원받은 근로자도 급증했다. 1분기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받은 근로자는 1만6040명으로 1년 전보다 91.2% 증가했다. 지원금도 127억2000만원에 달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82.1% 늘었다.

고용 유지 지원금이란 사업주가 경영난으로 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휴업을 해 직원들에게 유급 수당으로 보상하면, 정부가 이 중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한 창원지역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지원금은 필요한 인건비의 10~33%만 기업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고용 유지 지원금'으로 메워준다”며 “지원금이 급증한 건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징후다. 향후 고용 쇼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코로나 피해는 고용보험 가입자보다 일용직 등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용보험은 사업주가 직원을 고용하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가입자 수는 근로자 증가 통계로도 활용된다. 창원상공회의소가 이날 발표한 고용통계는 고용보험 전산망에 등록된 자료를 취합한 것이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 영세기업 근로자와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자는 빠져 있다. 이 때문에 향후 통계에서 더 악화한 수치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창원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고용보험 미가입 사업장 근로자는 영세성으로 미루어볼 때 고용위기를 더욱 크게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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