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한 여성 불임 원인 ‘다낭성난소증후군’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5.05 11:00
  • 호수 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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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 불규칙하고 털 증가…방치하면 고혈압·심혈관질환 위험 커져

월경이 불규칙해 병원을 찾은 23세 여성은 약간 비만하고 얼굴과 몸에 털이 많으며 여드름도 많았다.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난소에 작은 물혹이 여러 개 관찰됐고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가임여성의 5~10%에서 발생하는 흔한 내분비질환이다. 여성 불임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이 질환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유전성이 있고 인슐린 저항성에 따라 혈중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면서 남성호르몬 수치가 따라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인슐린 작용과 베타세포 기능에 결함이 있어 제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이 크고 40~80%에서 비만이 동반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은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그 주기도 길어지는 것이다. 또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증가하면서 얼굴과 몸에 털이 많이 나고 여드름이나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기도 한다. 갑자기 체중이 늘어나고 잘 빠지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다낭성난소증후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비만이다. 스페인에서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보다 폐경 전 비만 여성에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이 5배 이상 더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복부비만이 더 흔히 나타나는데 다른 여성에 비해 높은 남성호르몬에 오랜 기간 노출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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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교정과 체중 감량 중요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월경이 불규칙해지거나 갑자기 멈출 경우 관련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는 불규칙한 월경, 호르몬 검사나 체모·여드름 증가 등 남성호르몬 증가 소견, 초음파 검사상 다낭성 난소 확인 등 3가지 중 2가지 이상일 때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진단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조기 진단해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과 같은 장기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불임, 유산, 임신성 고혈압의 위험을 높이고 지방간, 대사증후군, 수면무호흡증도 초래할 수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의 관리와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과 식이요법에 따른 생활습관 교정과 체중 감량이다. 체중 감량은 인슐린 감수성 개선을 통해 비만과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추고 난소에서의 남성호르몬 생산을 감소시킨다. 운동은 체중 감소 효과와 별도로 인슐린 감수성과 체지방 분포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임신을 원치 않는 여성은 피임약을 복용하면 월경이 규칙적으로 돌아오고 남성호르몬 혈중 농도를 낮추어 여드름과 원치 않는 발모도 개선할 수 있다. 메트포르민이라는 약물을 복용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고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임신을 원하는 환자는 배란유도제 복용을 통해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얼굴과 몸에 털이 많이 나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은 제모 크림이나 레이저 치료 등이 도움이 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대사질환이므로 조기 진단을 통해 합병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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