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통합· 인간 중심적 경영으로 위기를 기회로”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0.05.05 14:00
  • 호수 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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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허마원 카타자야 마크플러스 회장

누구나 한 번쯤 머릿속이 하얗게 될 때가 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느닷없이 닥쳤을 때 바로 그렇다. 코로나19로 전혀 다른 비즈니스 환경에 놓이게 된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의 성공 방정식은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무엇이 필요할까. 허마원 카타자야 마크플러스 회장은 리더십과 통합적 경영, 인간 중심적 경영을 핵심으로 꼽았다.

ⓒ허마원 카타자야 제공
ⓒ허마원 카타자야 제공

‘위기를 이기는 마케팅’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세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는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모든 것의 핵심이다. 다음은 내가 새롭게 정립한 개념인 ‘옴니형 인간(OMNI human)’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개념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인간 중심적인 경영’이다. 이는 이번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벌써부터 적잖은 미래학자들과 경영학 대가들이 예측하듯 앞으로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예측해 준비하지 않으면 늦게 된다. 그 준비의 핵심에 ‘인간 중심적인 경영’이 있다.”

마케팅 기법이 아닌 리더십이 더 중요한가.

“위기에는 신속히 대응하고, 적절히 리스크를 관리해, 솔루션을 찾아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의사결정부터 자원배분까지 위기를 극복하는 데 리더십보다 중요한 요소는 없다. 문제는 우리가 지금 그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여러 도전은 우리가 처음 접해 보는 위기다. 이 말은 우리를 구원하던 매뉴얼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뜻이다. 기존의 매니지먼트 전략으로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충분히 컨트롤할 수 없다. 우리가 그동안 공들여 쌓아왔던 리스크 매니지먼트 전략과 리더십은 ‘과거’가 됐다. 코로나19가 우리가 그 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도전을 안겨주는 것처럼 지금 우리에게는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상상력에 한계를 두지 않는 것이다.”

‘옴니형 인간’은 무엇을 의미하나.

“내가 생각하는 ‘옴니’는 통합하는 것이다. 상반된 상황에 전혀 서로 섞일 수 없는 것을 통합하는 것이다. 역설적인 것들을 통합하는 것이다. 모든 역설적인 것들은 통합될 수 있다. 특히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재택근무다. 우리 솔직해져보자.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아무도 재택근무가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업무 효율성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하다. 그렇게 되면 사무실의 존재 이유가 부정되고, 수많은 관리직의 존재 이유가 부정되지 않는가. 그런데 상황이 역전됐다. 직장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여러분의 회사는 재택근무로 망해 가고 있는가. 아니다. 5G로 온 세상이 연결돼 있다. 사무실이 집보다 우위에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옴니형 인간’은 바로 사회적 인간을 뜻한다. 2020년 우리가 진정한 사회적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진화된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노트북을 열고 몇 번의 클릭이면 우리는 모두 연결된다. 이런 방식을 통해 사회적 인간과 그저 개인으로 남아 있는 이들을 결합시켜야 한다. 진화된 기술을 통해 개인을 사회 안으로 끌어당길 때, 비로소 위기는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말은 쉽지만 현실에서는 손에 잡히는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물론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고와 실천을 통합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옴니 방식’이다. 지금은 모두가 고민하고, 학습하고, 그것을 전체와 공유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리더는 물론 조직 전체가 시간을 아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간의 통합이자 시간의 공유다. 훨씬 더 많은 고민과 아이디어들이 공유될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고민하고, 배우고, 공유하고. 이것을 반복해야 한다.”

‘컨퍼런스 G 2020’에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맨 왼쪽), 허마원 카타자야 마크플러스 회장(가운데), 아이만 타라비쉬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컨퍼런스 G 2020’에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맨 왼쪽), 허마원 카타자야 마크플러스 회장(가운데), 아이만 타라비쉬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인간 중심적 경영은 왜 중요한가.

“이제 말로만 사회적 책임을 외치는 시대는 끝났다.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지배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인간 중심적인 경영’이다. 분명 수십 년 전부터 기업들이 외치던 개념이다. 하지만 이젠 정말 상황이 달려졌다. 이걸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명운이 갈릴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환경’과 ‘안전’이, ‘환경’과 ‘생존’이 별개가 아님을 분명히 깨달았다. 모든 소비자가 여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렇게 이 목표에 더 다가가느냐 여부는 성공 여부와 직결될 것이다. 이제 인류는 안전이라는 가치를 무엇보다 중시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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