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집안싸움' 격화…'김종인 비대위' 차기 원내지도부로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4.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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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제 역할 여기까지...새 원내대표가 당 미래 결정할 것”
다음달 6일 전국위 소집은 무산…8일 원내대표 선거

 

4월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미래통합당 제1차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정우택 상임전국위원회 의장과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미래통합당 제1차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정우택 상임전국위원회 의장과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 패배 이후 당 재건 방안을 찾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한 결정을 차기 원내지도부에 넘기기로 했다. 당초 통합당 지도부는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해 비대위원장 임기와 관련된 당헌 개정을 시도할 계획이었으나, 당내 중진 반발에 부딪히며 무산됐다.

심재철 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0일 입장문을 통해 “상임전국위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는 상황이 되었지만 전국위원들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가결했다”며 “이에 따라 정상적인 당 운영 상황을 가정하고 만든 당헌 부칙 조항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직을 요청드렸을 때 김 전 위원장은 ‘대선 1년 전까지는 모든 걸 다 완비한 체제를 만들어놓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당이 대선에 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 것인데, 부칙 조항을 고치지 못하면서 비대위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통합당 상임전국위원회는 28일 정족수 미달로 개의조차 하지 못했다. 이어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대위’는 가결됐지만 상전위에서 당헌 개정을 하지 못하면서 4개월짜리 임시 비대위가 탄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에 즉각 비대위를 맡을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8일 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김 전 위원장 자택을 방문해 설득했지만 김 전 위원장을 수락을 받아내지 못했다. 김 전 위원장 측은 4개월짜리 비대위 운영으로는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권한대행은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어제 최고위원회를 소집했고 당내 의견 수렴을 통해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다시 열어 깔끔하게 정리한 뒤 차기 지도부에 넘겨주는 것이 당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지만, 전국위원회 의장이 회의를 소집하기 곤란하다고 해 결국 추진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 권한대행은 “이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그는 “그간 당헌당규에 따라 의견을 취합하고 민주적으로 당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저의 불민함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다수 의견으로 취합되고 전국위까지 통과했던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키지 못한 데 대해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무엇보다도 당의 변화를 바라는 당원과 우리 당을 지지해주신 많은 국민들께 한없이 송구할 따름”이라며 “우리 당 전국위의 다수 의견이 무시되고 목소리가 큰 일부에 휘둘리고 있는 데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또 심 권한대행은 “당의 지도체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의 명령을 우리 당이 얼마나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당의 진로는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가 결정하실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다음달 8일 오전 9시30분에 원내대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심 권한대행은 당의 미래를 위한 당부도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간곡하게 당부 말씀 한 마디 드린다”며 “새 원내지도부 선출 후에는 더 이상의 구태를 반복하지 말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모든 이가 합심해 당을 살리는 일에 매진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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