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심장 시술·수술 없었다”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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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국회서 北 관련 동향파악 보고
내부 전열 재정비·코로나 영향으로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현장을 둘러보며 뒷짐을 지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현장을 둘러보며 뒷짐을 지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심장 시술 의혹 등을 포함해 최근 논란이 커진 각종 '건강이상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축소에 대해 내부 전열 재정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 동향과 관련해 "적어도 심장 관련 시술이나 수술 등을 받은 것은 없었다고 판단한다"며 "공개활동을 안 할 때도 정상적으로 국정운영을 해왔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올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5월6일 현재 17차례로 예년 동기 평균(50회)과 대비해 66% 감소한 역대 최소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 배경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군 전력과 당정회의를 직접 챙기는 등 내부 전열 재정비에 집중하고, 코로나19가 겹쳐 공개활동을 대폭 축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5월 1일, 20일 만에 활동을 재개하면서 올해 첫 현지 지도를 했던 순천인비료공장에 참석한 것은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메시지를 보내고 자력갱생의 자신감을 주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CNN이 ‘건강이상설’을 보도한 후 신변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는 와중에도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망설까지 나돌았지만 3주 만인 지난 2일 건재한 모습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하며 각종 의혹을 불식시켰다. 오랜 기간 잠행이 이어진 탓에 김 위원장의 심장 시술·수술설을 둘러싼 의혹은 여전히 계속되는 상태다.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적어도 지금 나온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적어도 심장 관련된 건강 이상은 없다"며 "만약 그 정도라면 아무리 가벼운 수술이라도 북한 지도자니까 4∼5주 정도는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코로나19 발생 가능성과 경제 동향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최대 현안인 코로나19 방역과 물가 대책 수립, 군기 확립을 지시했다"며 "북한이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자 0명 입장을 견지하지만, 1월 말 국경 봉쇄 전에 북·중 간 인적교류가 활발했다는 점에서 발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은 확진진단 장비와 시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초기부터 (국경) 봉쇄, 해외 입국자 격리 등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국경봉쇄가 장기화되며 북한 생활과 경제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판단한다"며 "조미료·설탕 등 가격이 급등하고 달러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 북·중 교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2억3000만 달러고, 3월 한 달간 (전년 동기대비) 91% 급감한 1800여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상거래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며 "수입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평양시민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 백화점과 상점에 줄서기가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북한 내각과 보안성을 중심으로 식료품 긴급수입, 매점매석 방지 등 다양한 물가 안정화 조치를 해서 급등세가 진정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대외 결제 기준 통화를 달러로 환원한 내용도 보고했다. 앞서 북한은 2000년대 초반 미국 제재 강화에 대비하고 대유럽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대외 결제 기준 통화를 달러화에서 유로화로 변경했다.

국정원은 "이번 조치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체제와 질서 정돈을 강조한 데에 대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백화점, 장마당 내 상거래와 대외금융거래시 달러화를 주로 사용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한편 핵미사일 시설 동향과 관련해 "영변 핵과학연구단지 내 50메가와트(MWe) 원자로는 2018년 말 이후 가동 중단 상태고 재처리 시설 가동 준비 징후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도 특이 동향이 없다"면서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신형 잠수함의 진수 관련 준비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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