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굵을수록 좋은 것, 가늘수록 좋은 것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5.13 15:00
  • 호수 1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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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종아리는 두껍게, 목·허리는 가늘게 해야 건강에 좋아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관절염, 암 등 수많은 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하지만 키와 체중만으로 비만을 판단하면 비슷한 비만도라 할지라도 이로 인한 건강 위험도는 천차만별인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체지방의 분포 양상과 근육량의 많고 적음이 체중 자체보다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 유지 측면에서 볼 때 우리 몸의 신체 둘레 중에는 굵을수록 좋은 것과 가늘수록 좋은 것이 존재한다. 굵을수록 좋은 것은 허벅지 둘레와 종아리 둘레다. 허벅지와 종아리 부위는 우리 몸에서 근육량이 가장 많은 부위 중 하나다. 근육량과 제2형 당뇨병의 연관성을 살펴본 여러 연구에서 허벅지와 동아리 등 하체 근육량이 적을수록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벅지 둘레와 심혈관질환 발생률 및 사망률과의 연관성을 본 한 연구 결과에서도 남녀 모두 허벅지 둘레가 가늘수록 심혈관질환 위험과 사망률이 높았다. 특히 허벅지 둘레가 60cm 이하일 때 조기 사망 위험이 급증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한 연구에서는 남성의 경우 허벅지 둘레가 60cm 이상이면 43cm 미만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4배 낮았다. 여성의 경우 허벅지 둘레가 57cm 이상이면 43cm 미만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5.4배 낮았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단백질 섭취 늘리고 걷기·등산 등 유산소운동 해야

종아리 둘레와 경동맥 동맥경화의 연관성을 살펴본 한 연구에 따르면 종아리 둘레가 굵을수록 경동맥 동맥경화의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아리 둘레는 사지 근육량을 잘 반영하기 때문에 특히 노년기에 중요한 건강 문제인 근감소증의 기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낙상과 대사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cm 미만이었다.

반대로 목둘레와 허리둘레는 가늘수록 좋다. 2019년에 실시된 한 국외 연구에 따르면 목둘레가 남성은 40cm 이상, 여성은 36cm 이상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목둘레는 상체 비만과 관련성이 높고 수면무호흡증의 발생 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허리둘레는 내장지방이 과다하게 존재하는 복부비만의 주요 지표다. 우리나라에서 남성은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일 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관절염, 암 등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

그렇다면 허벅지 둘레와 종아리 둘레는 늘리고 목둘레와 허리둘레는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식사량은 평소의 3분의 2 정도로 줄이되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필수 영양소는 부족하지 않게 섭취해야 한다. 특히 살코기, 생선, 달걀 등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 체지방은 줄이지만 근육량은 늘리는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운동은 유산소운동으로 체지방을 연소시키고 전신의 근력운동을 병행해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 특히 걷기, 자전거 타기, 등산 등 하체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유산소운동은 목둘레와 허리둘레는 줄이면서 허벅지 둘레와 종아리 둘레는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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