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트럼프 코로나 대처 최악…재선 막아야”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1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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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참모들과 대화 녹음 CNN서 공개
백악관 “많은 생명 살렸다” 반박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 Pixabay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 Pixabay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처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올해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CNN은 9일(현지 시각)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과거 참모들과 전화 통화를 한 녹음 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통화는 8일 약 30분간 이뤄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의 코로나 대처를 한 마디로 '완전한 혼돈의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최고의 정부가 대응해도 결과가 나쁠 수 있다”면서도 “‘내게 무슨 이익 되는지’, ‘다른 사람에겐 관심이 없다’는 사고방식이 미국 정부에서 작용하면서 완전한 혼돈의 재앙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대선은 단순히 특정 개인이나 정당에 대한 싸움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기적이고 분열된, 다른 사람들을 적으로 보는 오랜 편견과 싸운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제한 정책과 무역 분쟁 등을 비판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있을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쓰고,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겠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한 8년간 부통령으로 같이 근무한 최측근이다.

지난달 14일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지지를 공개 선언하며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 서로 돌보는 정신이 필요하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통령에게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당선을 돕고자 당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 허위 진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최근 기소가 취하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를 두고“법치가 위험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정부를 맹비난했을 때도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응을 자제해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지금껏 공개된 것 중 가장 강도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과거 참모들에게 공동 대응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오바마 전 대통령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은 전례가 없다”며 “많은 미국인들의 생명을 구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취임 직전인 2017년 1월 트럼프 당시 당선인을 공격하기 위해 러시아 스캔들 등 정치 공작을 모의했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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