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發 코로나19 확산에도…성매매 업소 ‘밤의 전쟁’은 계속
  • 부산경남취재본부 박치현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0.05.1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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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어수선한 분위기 틈타 성매매업소 활기
외국인 여성 고용, 회원제로 비밀 운영…주택가까지 파고드는 대담한 성매매 업소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틈타 성매매 업소가 활개치고 있다.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긴 성매매 업소들의 ‘밤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울산지방경찰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 2월 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일인 지난 5일까지 성매매 업소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상습 성매매 업주 A씨를 구속하고, 다른 성매매 업주 6명과 외국인 성매매 여성 10명을 입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에도 성매매는 계속 이뤄졌다.

울산지방경찰청 청사 전경ⓒ울산지방경찰청
울산지방경찰청 청사 전경ⓒ울산지방경찰청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울산시 남구 삼산동 주상복합아파트 3곳과 동구 아파트 1곳에서 성매수 남성들에게 7만~13만원을 받고 태국 여성들과의 유사성행위 등을 알선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단속을 피하려고 일반 주상복합과 아파트를 빌려 인터넷카페에 가입한 손님만 예약을 받아 입장시키고 업소 밖에서 관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성매매 업소들, 노골적인 고객 유인

코로나19 확산 분위기를 악용해 단속의 사각지대에서 성매매업소들의 불법 영업은 오히려 기승을 부렸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유흥시설 운영 중단 권고는 ‘소리 없는 메아리’에 그쳤다. 성매매 업소들은 오히려 ‘소독 철저히·환기 자주’ 등의 홍보문구로 고객들을 현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이용객 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여전히 성매매 업소 고객들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업소 고객들은 결제 명세서를 숨기려고 대부분 현금결제를 했다. 여기에다 암암리에 성매매를 하는 까닭에 접촉자 파악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성매매 업소에서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아 역학조사에 돌입하더라도 감염 진원지나 동선 파악이 쉽지 않다.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비슷한 셈이다.

 

‘제2의 밤의 전쟁’ 사이트 등장, 온라인 성매매 극성

지난해 경찰은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 인터넷 사이트인 ‘밤의 전쟁’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밤의 전쟁’은 지역별 성매매 업소를 안내하는 광고나 성매매 이용 후기 등을 올리는 인터넷 사이트로, 접속회원 수만 70만 명이 넘었다.

하지만 사이트가 폐쇄되고 1년도 되기 전에 ‘제2의 밤의 전쟁’ 사이트가 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밤의 전쟁 season2’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며 트위터 등을 통해 쉽게 검색할 수 있고 지난해 9월 초 개설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이트에 광고된 성매매 업소는 2631곳으로 울산에서도 15곳이 적발됐다. 사이트에 광고된 성매매 업소 글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조치로 방역작업까지 했다’며 ’안심하고 문의 달라’라는 노골적인 성매매 유도 홍보글도 올라있다.

지난해 말 성매매 업소를 그만 둔 B씨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요즘도 울산에는 밤의 전쟁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 비밀 영업을 하고 있는 업소가 많다고 했다. 이들 업소들은 주상복합과 아파트를 빌려 외국인 여성과의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울산 남구 삼산동에 있는 한 성매매 업소는 철저한 인터넷 사이트 회원제로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60평짜리 지하 건물을 빌려 태국과 필리핀 20대 여성을 20여 명 고용해 회원들과 술자리를 만들어 성매매를 알선한다고 했다. 간판도 없지만 확보하고 있는 고객이 많아 장사가 잘 된다고 했다. 울산에는 이런 성매매 업소가 남구 삼산동과 야음동 일대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 성매매 지금도 진행 중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방지법)은 성매매를 방지하고 성매매 피해자 및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자의 보호와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시행됐다. 경찰의 강력한 단속으로 한 동안 성매매 업소들이 자취를 감추는 듯 했다.

그러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성매매 집결지 대신 성매매 알선 사이트와 변종 성매매 업소들이 일상생활 속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오피스텔 성매매인 ‘오피’는 성매매의 대명사가 됐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안마시술소 중 상당수는 불법 성매매를 제공하는 업소다. 대한안마협회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이 운영하거나 종업원으로 종사 중인 곳은 전국 2500여개 업소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재 영업 중인 안마시술소는 2만여 곳에 달하며 성매매를 하는 여성종업원을 따로 고용한 불법업소 또한 부지기수다. 간판도 없이 술과 성을 파는 불법 업소도 많다.

이들 성매매 업소들은 ‘밤의 전쟁’ 같은 수많은 온라인 사이트로 무대를 옮겨 주택가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외국여성을 고용해 성을 사고팔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우리 사회에 숨겨져 있던 성매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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