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첫 단독회동…‘한국판 뉴딜’ 밑그림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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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삼성SDI 천안사업장 방문…차세대 배터리 의견 교환
전고체전지 기술 동향 및 삼성 개발 현황 공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시사저널 임준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 시사저널 임준선

국내 경제계를 움직이는 두 거목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첫 회동을 갖고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다. 전기차 배터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시너지 효과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삼성 경영진은 이날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사업 목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재계 총수 모임이나 각종 행사에 동반 참석한 적은 있지만, 단독 회동을 가진 적은 없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수석부회장과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등이 현장을 찾는다. 삼성그룹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을 것으로 알려졌다.

두 그룹 경영진이 찾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전지동 임원회의실에서 삼성SDI 및 삼성종합기술원 담당 임원으로부터 글로벌 전고체배터리 기술 동향과 삼성의 전고체배터리 개발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양사 경영진은 천안사업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선행 개발 현장도 둘러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00㎞에 이르는 전고체전지 혁신기술을 발표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배터리로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대용량을 구현하고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현재 현대차 전동화 모델에는 LG화학 배터리가, 기아차 전동화 차량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주로 사용된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초 양산하는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 1차 공급사로 작년 말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5년간 약 50만 대 분량으로 10조원 규모다. 현대·기아차는 순수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를 3차례 추가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순수 전기차 양산을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E-GMP'를 개발했다. E-GMP는 기존 플랫폼의 단점을 보완하고 전기차 특성을 살려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E-GMP는 현대차의 NE(개발코드명)와 기아차의 CV(개발코드명) 등 준중형 크로스오버차량(CUV)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전기차는 '한국판 뉴딜'로 정부가 집중 육성하는 산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강력히 육성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화돼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중 하나"라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양사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신기술 현황 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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