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논란] “시민단체 투명성 고민 필요…과한 의혹 제기는 부적절”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05.18 10:00
  • 호수 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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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보는 정의연 논란…“이용수 할머니와 소통해 풀어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정의기억연대와 관련된 논란을 어떻게 바라볼까. 상당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회계 투명성에 대한 고민은 더 필요하다”면서도 과도한 의혹 제기는 문제가 많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시민사회단체가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시사저널은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경실련) 사무총장과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송경용 전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이사장 등에게 정의연과 관련된 회계 논란과 이용수 할머니와의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었다.

5월11일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열린 정의기억연대 기자회견 ⓒ시사저널 이종현
5월11일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열린 정의기억연대 기자회견 ⓒ시사저널 이종현

▒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국세청의 공시 시스템은 기업에 맞춰진 측면이 있다. 비영리단체인 시민사회단체와는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비영리단체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그동안 개선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시민사회단체가 오래 활동하다 보면 자연스레 생기는 관성이 있다. 사회는 그동안 변화해 왔는데,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회계 문제는) 아마 그런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시민사회단체는 내부와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다. 정의연도 재단법인이기 때문에 허술하게 하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사회가 변화하며 요구되는 투명성을 조금 더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용수 할머니와의 갈등은 충분히 소통해서 풀어야 한다고 본다. 시민사회단체 활동 과정에서 모든 사람들을 100% 만족시킬 순 없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을 통해 섭섭함을 풀어야 하지 않을까. 할머니 인터뷰를 보면 섭섭함이 좀 많이 쌓였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윤미향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는 30년 넘게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헌신해 왔다. 이들에 대해 과도한 공격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는 대부분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 일부 회계 오류가 있다면 수정하면 된다.

부정과 비리가 있다는 언론 보도는 왜곡된 시각이다. 작은 실수에 매달려 침소봉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내·외부 감사를 받는 시민사회단체에서 부정이 발생할 소지는 거의 없다. 다만 시민사회 전반이 기부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시민단체 활동을 하다 보면 서운할 일이 생긴다. 의견 차이나 스타일 차이로 서운함이 발생한다. 친구들끼리 싸움이 나면 주변에서 화해를 주선해야 한다. 그런데 언론은 오히려 싸움을 붙이고 있다. 언론의 사회적·공적 기능을 팽개치는 처사다.”

 

▒ 송경용 전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이사장

“시민사회단체의 운영 방식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회계 논란이 불거진 것 같다. 정의연에 대해 과도한 정치적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 비판받을 부분은 있겠지만 지나치게 정치적인 프레임을 씌웠다.

시민사회단체는 일반 복지단체나 기업과 다르다. 정의연 같은 곳은 피해자 지원을 하는 복지단체가 아니다.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고 기억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단체다.  왜 할머니들에게 지원을 많이 하지 않았느냐고 하는 것은 정의연의 사업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지적이다. 시민사회단체가 재단법인이나 사단법인격을 획득해 활동하는 경우 매우 엄격하게 검증받는다. 특히 후원금의 경우에는 거의 모두 전산 처리되며, 후원자들이 기부금 영수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부정이 발생할 소지는 거의 없다. 국세청에서도 정의연의 회계에 대해 탈세가 아닌 오류로 판단하지 않았나. 부정과 비리로 몰아가는 것은 과도한 공격이고 헌신해 온 활동가들의 삶에 대한 모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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