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갔다가 감염되면 어쩌려고…’ 등교 강행에 뿔난 학부모들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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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중·고교 확진자 이어 초등생도 감염 확인
‘등교 연기’ 청와대 청원 국민청원 20만 넘어
교육부, 20일 고3부터 순차 등교하는 방안 고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두달 넘게 미뤄온 전국 초·중·고교의 등교 수업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두달 넘게 미뤄온 전국 초·중·고교의 등교 수업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과 지역사회 확산 우려 속에 학부모들의 '등교 수업' 거부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고등학생에 이어 초등학생 확진자까지 발생하면서 등교 수업을 연기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동의 인원 2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 바랍니다' 청원에는 15일 오전 11시30분 기준 20만2000여 명이 동의했다. 20만 명을 넘어서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답변해야 하는 요건을 채웠다.

청원인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감소했지만, 등교 시점을 구체화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학생들 마스크 착용을 감독하기 어려우며, 집단 활동이 잦아 학생 간 접촉이 빈번하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24일 올라온 이 청원에 동의한 인원은 교육부가 지난 4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을 발표한 후 학생 감염자가 속출하자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교육부는 당초 이달 13일에 고3부터 등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확인되자 고3 등교 시작일을 20일로 미뤘다. 고2·중3·초1∼2·유치원생이 27일에 등교하고, 고1·중2·초3∼4학년이 6월3일 등교한다. 중1과 초5∼6학년은 6월8일에 마지막으로 등교한다.

전날 교육부는 최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교직원이 총 41명이라고 밝혔다. 40명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고 1명은 검사 중이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클럽발 집단감염 영향으로) 고3이 감염된 상황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20일 고3부터 시작할 순차적 등교를 미룰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초등생과 중고교생 감염자가 잇달아 확인되면서 교육부가 등교를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 거주자인 초등학교 4학년 A(10)양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양은 앞서 양성 판정을 받은 중학생 B(13)양과 지난 8일 송도의 같은 학원에서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B양은 자신의 신분과 동선을 속인 인천 학원강사 C(25)씨로부터 과외를 받고, 지난 13일 확진된 학생이다. 현재까지 이 학원강사와 관련된 확진자는 학생 10명을 포함해 총 15명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분반을 하거나, 격일·격주로 등교하거나, 3부제 또는 5부제 등교 등의 다양한 방안을 시·도 교육청별로 논의 중"이라며 "지역 실정에 맞는 창의적인 방법이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혼합형 수업이나 교외체험학습 명목의 가정학습 등을 활용해 사실상 지역별 등교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3을 제외하고 나머지 학년은 기본적으로 원격수업으로 가능할 수 있다"면서 "평가 등 필요에 따라 등교를 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수능도 한 달 연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학교 방역과 학생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현재 상황을 극복하자고 제안했다. 올해 수능일은 당초 11월19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12월3일로 2주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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