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돌직구 “통합당 패배 이유? 뇌가 없었다”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15 14: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野 총선 패배 분석 토론회 참석…“웬만하면 찍는데 웬만치 않아”
“해법은 무너진 공정 세우는 것”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겸임교수 ⓒ시사저널 박정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시사저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미래통합당을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그것도 미래통합당의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토론회에서다. 그는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며 통합당의 쇄신을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15일 강연자로 초청받은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통합당에 브레인(뇌)이 없다. 싱크탱크가 여의도연구원이었는데, 망가졌다”고 말했다. 정책을 연구하고 정세를 분석하는 여의도연구원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그나마 (연구원에) 남은 게 여론조사인데 그마저도 별로”라며 “사회과학적 이슈로 무장하고 정보화 사회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이 공부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소속 의원들의 막말 논란도 패배 원인으로 봤다. 진 전 교수는 “사회가 민감해졌는데, (통합당은) 그게 왜 잘못됐는지 모른다”며 “맨날 막말하고 욕하는 것을 야당 역할로 알고 착각했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가리켜 “당의 대선 후보까지 지낸 분이 똥개도 아니고 집 앞에서 이렇게 싸우느냐”고 하거나 “민경욱 의원을 잘라야 한다고 했다. 계속 사고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통합당이 탄핵 프레임에서 갇혀있었다고 봤다. 그는 “탄핵 정권의 패전투수인 황교안 전 대표가 당권을 잡았던 것 자체가 탄핵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정권심판의 주체가 되지 못 했다”고 비판했다.

공천 혁신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한번 미래통합당을 찍을까 했는데 안 찍었다”며 “인물만 괜찮다면, 웬만하면 찍으려고 했는데 웬만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준석·하태경 후보였다면 표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통합당에게 공정 사회 이슈로 젊은 세대를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저들(정부여당)이 무너뜨린 것은 공정이다. 공적 이익을 자꾸 사적으로 만들며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조국이 잘렸지만, 정의기억연대로 이 프레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이후 들어선 새 세력을 보수로 만드는 대안 서사를 내놓지 못했다"며 이들의 마음을 놓고 경쟁하는 전장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오신환 의원과 유의동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오 의원이 직접 진 전 교수에게 연락해 참석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