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4차 감염’ 중대기로…이번 주말 분수령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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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주점 방문자 중 연락두절 된 2000명 위험요소
주말 대형교회 예배 재개와 이동량 많은 점도 우려
“4차감염 발생하면 확진자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어”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시사저널 임준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시사저널 임준선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신천지 사태처럼 전국적인 대유행을 불러올 것인지에 촉각이 쏠린다. 방역 당국은 대형교회 예배가 재개되고 많은 이동이 예상되는 이번 주말을 중대고비로 보고 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0시보다 19명 증가해 누적 1만103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국내 발생은 9명이며, 10명은 해외유입 사례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후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가 10명대로 떨어진 건 지난 9일 이후 7일 만이다.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는 이태원 클럽발 감염 영향으로 일별 20~30명 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방역 당국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가장 큰 위험요소로 꼽히는 연락두절 상태인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에 대한 추적 작업을 주말에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24일부터 5월7일까지 이태원에 있는 킹클럽, 트렁크, 퀸, 소호, 힘, 메이드, 핑크엘리펀트, 더파운틴, 피스틸 등 9곳을 방문한 1만2034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18% 가량인 2135명이 연락되지 않은 상태다. 

만일 이들 가운데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이번 주말 타도시로 이동한다면 추가 감염 및 지역확산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커진다. 당국은 확진자가 가족이나 지역사회에 전파한 2차 이상 감염사례를 전체의 40%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 영향으로 확인된 코로나19 전파는 '3차 감염'까지다. 

1차감염 클럽 방문자가 누군가를 접촉해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이 접촉자가 다시 추가 전파를 일으켜 3차까지 연쇄 감염이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직'이라고 허위진술한 학원강사로 인해 인천 지역에서 발생한 학생 간 감염이다. 당국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구치소 교도관 사례 역시 연쇄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수용자 등 270여 명에 대한 진단 검사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전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4차 감염과 관련, "확진자의 발견과 확진자의 접촉자에 대한 파악이 늦어질 경우 좀 더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종교시설 운영 중단을 권고한 가운데, 3월22일 주말 예배가 열린 서울의 모 대형교회 입구에서 신도들이 방명록을 작성한 채 입장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종교시설 운영 중단을 권고한 가운데, 3월22일 주말 예배가 열린 서울의 모 대형교회 입구에서 신도들이 입장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시사저널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현장예배 재개도 4차 감염 발생에 위험 요소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교인 1000명이 넘는 대형 교회 412곳을 조사한 결과, 94%에 육박하는 387곳이 이번 주말 대면예배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신천지 사태와 콜센터, 클럽, 주점, 노래방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유사하게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동시에 머무르기 때문에 현장예배는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한 구조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은 대면예배를 실시하는 교회를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감염병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집중 관리·감독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번 주말에는 특히 밀폐되고 밀집된 다중이용시설과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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