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한 대만 차이잉원 “일국양제 거부…중국과 대등한 대화 원해”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2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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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방식 ‘한 나라 두 체제’ 수용 안 해
양국 외교·군사적 갈등 깊어질 전망
차이잉원 대만 총통 ⓒ 민주진보당
선거 유세 중 만난 유권자와 대화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 민주진보당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국을 향해 한 나라 두 체제(일국양제) 방식 통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이 총통은 20일 취임 연설에서 대만과 중국 간에 '평화, 대등, 민주, 대화'라는 8글자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주장하는 일국양제 방침으로 대만을 왜소화하고 대만해협의 현상을 깨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양안 관계는 현재 역사적인 전환점에 처해 있다”며 “쌍방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대만은 중국발 유입을 초기에 차단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7명에 불과하다. 덕분에 차이 총통은 지난 1월 치러진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후에도 높은 국정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간소하게 치러진 취임식 다음 연설에서 차이 총통은 “지난 4년간 양안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대만 건너편(중국)과의 대화 재개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홍콩, 마카오처럼 중국에 소속된 상태에서 별도 정치 체제를 보장하는 방안을 대만이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이미 독립한 국가라 더는 이 문제를 놓고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차이 총통의 선언으로 중국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만은 지난 4년간 7개 국가와 단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대만 간 무력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차이 총통은 외교 관계에 대해 “대만은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한 민주주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선량한 힘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국제기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미국, 일본, 유럽 등 가치관을 함께하는 국가들과 관계를 깊게 맺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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