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집회 나온 정의연 “죄송하다…운동 대의 지켜달라”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20 17: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대협 “근거 없는 비판과 매도는 도움 안 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20일 1440차 수요 시위에서 최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 정의기억연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20일 수요시위를 열고 최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 정의기억연대

정의기억연대가 최근 제기되고 있는 회계 부정과 후원금 유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요집회를 이어갔다.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운동의 역사와 대의가 무너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20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40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그간 정의연와 함께 해준 전세계 시민들과 피해자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의연은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외부 회계감사를 공식 요청한 상태이고, 이후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공익성·전문성·투명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해온 그간의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가장 최전선에서 전쟁범죄, 전시 성폭력, 성노예제 문제를 국제적으로 의제화하고 보편적 인권 문제로 만드는데 기여한 이 운동의 역사와 대의가 참담하게 무너지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이 운동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국내외 시민들, 활동가들, 피해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겸허히 듣고 가슴에 새겨 정의연 설립의 원칙과 정체성에 더 충실하면서도 시민들과 더 가까이 호흡하고자 한다"고도 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이날 배포한 별도 입장문에서 "할머니들은 수동적인 피해자로 머물지 않고 활발한 인권운동가가 됐다. 정대협의 재정이 피해자 생활 지원에 전부 쓰이지 않았다는 비판은 할머니들을 오히려 서운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계 부정이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정대협이 지원금 수령 거부를 종용했다는 등 의혹을 부인했다. 정대협 측은 "잘못된 점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근거 없는 비판과 매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시민 70여 명이 모였다. 수요시위에 반대하는 유튜버들도 시위 현장을 촬영했다.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등 일부 단체는 수요집회 장소 인근에서 정의연에 항의하는 성격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