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에서] 우울한 전망 바뀌는 판도
  • 소종섭 편집국장 (jongseop1@naver.com)
  • 승인 2020.05.25 09:00
  • 호수 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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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있었던 고향 친구들 모임에서는 은퇴 이후의 삶이 주된 주제였습니다. 나이도 50대 중반이고 은퇴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대화의 공감대가 컸습니다. 그동안 먹고살기에 급급해 모아놓은 자산도 없으니 눈앞에 다가온 은퇴가 달가울 리 없겠지요. 인생 2막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코로나19가 친구들에게도 참 다양하게 영향을 미쳤더군요. 강남에 있는 병원에서 사무업무를 보는 친구는 최근 무급 휴직을 받아 며칠 동안 고향에 다녀왔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오는 이들이 크게 줄어 직원들이 돌아가며 무급 휴직을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걱정이 컸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던 한 친구는 올 초 이미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요즘 골프연습장에서 하루를 시작한다며 아는 이들을 만나 이곳저곳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일과라고 했습니다. 이 와중에 조그마한 기업을 운영하는 한 친구는 오히려 일감이 늘었더군요. 홈페이지 제작 등 인터넷 사업을 오랫동안 해 왔는데 최근 직원을 늘렸다고 했습니다. 이런저런 의뢰가 과거보다 늘었다면서요. 기상도는 달랐지만 고향 친구들이기에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이날 모임의 주인공은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는 친구였습니다. 일찌감치 재테크에 눈을 뜬 그 친구는 이런저런 방법으로 자산을 축적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습니다. 실전 사례였기에 별생각 없이 그날그날 일상을 살기에 바빴던 친구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 들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지금 와서 별다른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요. 다만 친구들이 “우리도 실천하자”고 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주식 통장을 만들도록 해 매달 일정액을 주식에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5만원이면 5만원, 10만원이면 10만원을 아예 그 용도로 해서 자녀들의 10년 앞을 내다보고 사고픈 주식을 사놓으라는 조언이었습니다. 친구들이 한번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3월1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62.89포인트(3.43%) 떨어진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3월1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62.89포인트(3.43%) 떨어진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친구들 모임은 사회의 축소판입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 변화시킨 사회상은 현재진행형이고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가 참 힘듭니다. 여러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 또한 전망일 뿐 그 누구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5월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발표한 ‘2020년 1분기 결산실적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80% 감소했습니다.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61.79%나 감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출 감소 타격이 본격화한 2분기 실적 감소 폭이 1분기보다 더 클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위기는 늘 많은 것을 바꿉니다. 누구는 무급 휴직을 써야 하지만 누구는 일감이 몰려 직원을 뽑습니다. 개인은 물론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떠오르는 기업이 있고 지는 기업이 있습니다. 미래를 대비해 현금을 쌓아놓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재벌가 주식 가치 평가 기사를 특집으로 보도합니다. 변화하는 흐름을 읽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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