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형제복지원 사건 진실 밝혀야”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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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시절 규명 못해 미안함 남아”
취임 3주년 특별 연설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이 국회에서 처리된 것과 관련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과거 변호사 시절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어제 (국회에서 과거사법이 통과되며 ‘진실화해위원회’가 10년 만에 다시 문을 열고 2기 활동을 재개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기회가 생긴 것에 대해 감회가 깊다”고 했다.

그는 “이 사건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1987년,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으로 진상조사 작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 시설이 폐쇄된 뒤여서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에 항상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기 진실화해위원회 활동에서는 진실이 꼭 밝혀지길 고대한다”며 “진실만이 아픔을 위로하고 용서와 화해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사 피해자들 대부분이 고령으로, 진실 규명은 시급을 다투는 일”이라며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 진실 그 자체가 목적이다. 진실의 토대 위에서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실효성 있는 조사를 통해 감춰진 진실이 명백히 규명됨으로써 피해자들과 유족들의 오랜 고통과 한을 풀어주는 동시에 인권국가의 위상을 더욱 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사 정리는 과거의 일에 매달려 분열을 일으키거나 국력을 낭비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수십 년간 경험했듯이,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정의가 바로 서고 진정한 화합과 통합의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87년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부랑인 선도를 명분으로 장애인·고아 등 약 3000명이 이곳에서 불법 감금·강제 노역·구타·암매장을 당한 일을 가리킨다. 의문의 사망자 수도 5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정작 당사자들은 가벼운 처벌만을 받고 풀려났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가 7일 국회의원회관 건물에 올라 농성 시위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가 7일 국회 의원회관 건물에 올라 농성 시위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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