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 85cm 이상 폐경 여성, 심장질환 위험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5.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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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으로 복부 비만 증가 

코로나19 유행으로 국민의 체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플래닛 M&C부문의 실시간 설문조사 플랫폼(틸리언 프로)에 따르면 20~50대 남녀 4010명 중 43%는 "체중이 늘었다"고 답했다. 

체중이 늘었다는 응답은 여성(47%)이 남성(36%)보다 많았다. 특히 40대 여성에서는 과반인 51%가 체중 증가를 호소했다. 이는 여성이 몸매에 민감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중년 여성에게 복부 비만이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만은 관상동맥경화증,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질환의 주요한 위험인자다. 특히 중년 여성의 복부비만은 협심증,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더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중년 여성의 체중 관리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한 중년 여성이 의사와 비만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한 중년 여성이 의사와 비만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조준환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흉통으로 관상동맥 조영술을 받은 55세 이상의 폐경 여성 659명을 대상으로 비만의 유형과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위험을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47.2%에서 관상동맥질환이 확인됐다. 특히 허리둘레 85cm(33.5인치) 이상의 복부 비만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관상동맥질환의 유병률이 높았다.

또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여성의 허리둘레는 평균 84.7cm인 반면에 관상동맥질환이 없는 여성들의 평균 허리둘레는 82.4cm로 관상동맥질환의 있는 여성의 허리둘레가 더 컸다.

일반적으로 비만이라고 하면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체질량지수를 통해서 과체중, 정상 체중, 저체중 혹은 비만, 고도비만 등으로 분류하는데 폐경기 여성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높아 비만으로 진단받아도 관상동맥질환의 위험과의 연관성은 보이지 않았다.

조준환 교수는 “폐경 여성에서 이러한 연관성을 보이는 이유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감소와 관련이 있는데, 에스트로겐은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를 통해 동맥경화의 진행을 막고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여성에서 폐경 후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복부 내장으로 체지방의 재분포를 촉진해 복부 내장 지방 증가로 인해 동맥경화와 혈관의 기능 장애를 유발하며 인슐린 저항성과 이상지질혈증의 유발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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