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의 ‘열정페이’…직원 월급 200만원 안돼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0.05.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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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전 대표 “300만원 받았다” 사실이면 직원 평균급여 196만원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받았다.”

5월11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급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계자가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결코 급여가 과다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시사저널이 따져보니 정의연 직원들 평균 월급은 200만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낮은 급여가 칭찬할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업무 효율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5월2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 시사저널 박정훈
5월2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 시사저널 박정훈

2019년 정의연 회계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급여로 나간 금액은 총 2억8414만원이다. 이는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따라 사업수행비용, 일반관리비용, 모금비용 등 3가지 항목으로 나뉘어 집행됐다.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 관계자는 “특이사항이 없으면 모든 비용에 관련된 급여의 합계를 총 급여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에 정의연의 임직원 수는 총 42명이었다. 당시 대표였던 윤미향 당선인과 한경희 사무총장 등 상임이사 2명, 그 외에 비상임이사와 직원이 각각 31명과 9명이다. 정의연 정관에 의해 비상임이사는 명예직으로서 보수를 받지 않는다. 즉 유급 임직원은 나머지 11명이다. 

윤 당선인은 5월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2년도에 150만원을 받았다”라며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해 270만원을 받다가 300만원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월급인 300만원을 연봉으로 치면 3600만원이다. 윤 당선인과 같은 상임이사인 한경희 사무총장도 동일한 금액을 받았다면, 지난해 이들에게 지급된 급여는 7200만원이다. 

이 경우 직원 9명의 평균 연봉은 2357만원으로 줄어든다. 월급으로 치면 약 196만원. 지난해 최저 월급인 174만원(209시간 근로 기준)보다 22만원 많은 액수다. 상여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돈은 따로 없었다.

 

월 100만원 미만인 곳도…美 평균연봉 최저 2억여원

일반적으로 공익법인의 급여 수준이 사기업보다 낮은 건 사실이다. 지난해 모금액 1위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직원 평균 연봉은 5290만원으로 조사됐다. 국내 500대 대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인 7920만원의 66% 수준이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의 2015년 분석에 따르면, 국내 공익법인의 직원 평균 연봉은 230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해 중소기업 정규직 평균 연봉인 3363만원(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과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적은 급여는 공적 업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공익법인 등을 회원사로 둔 한국NPO공동회의는 보고서를 통해 “상근자에게 돌아가는 인건비를 운영비로 보고 운영비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이거나 월급을 낮추면 사업의 질을 높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소규모 비영리단체 중엔 직원들이 활동비 명목으로 월 100만원 내외를 받는 곳도 있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냈던 공익재단 정수장학회가 그 예다. 지난 2011년 정수장학회의 직원 월급이 100만원이란 사실이 알려졌다. 이듬해 월급이 10만원 올라 110만원, 연봉으로 치면 1320만원이다. 반면 이사장은 월급으로만 1400만원 이상을 챙겨 지탄을 받았다. 

국내 공익법인의 직원 임금이 낮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우선 공익법인의 기부자들은 법인의 운영비용보다 사업비용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즉 낸 돈이 직원의 인건비보다 법인의 설립 목적에 맞게 쓰이길 원한다. ‘공익법인 직원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하기 힘들다. 하지만 공익법인 직원의 업무는 봉사활동이 아니다. 정의연의 경우 자원봉사자를 따로 5명 두고 있다. 

그 밖에 인센티브를 줄 척도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낮은 급여의 원인으로 꼽힌다. 공익법인의 업무는 성과가 수치로 환산되는 사기업의 영리활동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세청(IRS)은 공익법인 직원의 보너스를 산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뒀다.  

미국에선 비영리단체 직원들도 억대 연봉을 받는다. 미국 자선활동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의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CEO를 제외한 비영리단체의 핵심 직원들 평균 연봉은 최저 액수가 23만2600달러(2억8500만원·종교단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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