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송 비즈니스로 ‘코로나 불황’ 뚫는다 [이형석의 미러링과 모델링]
  •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KB국민은행 경영자문역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5.31 13:00
  • 호수 1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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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시장 급팽창
제품이나 재고 없는 직송 모델 주목

창업한 지 118년이나 된 미국의 중저가 백화점 체인 J.C. 페니가 최근 코로나19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신청을 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4월 한 달 동안 24개 소매기업이 문을 닫았다. 전년 동월 대비 41.1%나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월 파산법원에 접수된 기업 수가 6배나 증가했다. 대부분 입지채널 위주로 운영해 온 제조·유통업체들이었다.

사실 소매업의 파산 행렬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 미국은 지난 5년간 내수 호황을 누렸음에도 1886년 설립된 시어스백화점을 비롯해 토이저러스, 포에버21 등 50여 개 입지 중심 소매기업이 도산했다. 그야말로 입지 소매업의 빙하기였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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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리모델링 ‘선택 아닌 필수’

실제로 오프라인 대비 온라인 쇼핑몰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5년 30.4%에서 올해 2월말 49%로 치솟았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이전 통계임을 감안하면 2000년 탄생한 이커머스 시장이 20년 만에 주류시장으로 올라선 셈이다. 요즘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3만 평 이상의 대형 창고 부지를 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를 잘 확인시켜주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리모델링(재구조화)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됐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모델은 직송(Dropshipping) 비즈니스 모델이다. 직송 모델은 제품이나 재고를 보유하지 않고도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말한다. 즉, 쇼핑몰 운영자는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자신이 개설한 쇼핑몰에 소개하고, 주문을 받으면 미리 계약한 제조업체가 판매자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해 주는 시스템이다. 돈은 어떻게 벌까. 소비자에게는 소매가로 받아 제조업체에 도매가로 지불하면 그 차익이 수익이다. 개인적으로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18.33% 높다.

최근 구글 검색에서 ‘직송’ 검색자 수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급등 중인 주요 키워드를 보면 ‘드롭쉬핑+코로나바이러스’ ‘드롭쉬핑+상품’ ‘드롭쉬핑+틈새’ 등 직송과 관련된 연관 검색어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직송 비즈니스 모델로 창업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 팔고자 하는 상품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이와 관련해 사전에 몇 가지 체크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 틈새시장 상품을 찾는 일이다. 웬만큼 시장이 형성된 상품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예컨대 여성의류→스포츠웨어→원마일(one mile) 웨어처럼 품목에서 단계별로 내려가면 틈새상품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작고 가벼운 제품이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무게 2kg, 길이 60cm, 포장 90㎤ 미만을 추천한다. 운송비 부담 때문인데, 통상 국제우편(EMS)보다 해외배송 제휴 채널인 이패킷(ePacket)을 이용하면 좀 더 저렴하다. 셋째, 상품 가격대는 15~200달러가 적당하다. 이 가격대는 전자상거래의 최적 구간이다. 더 싸면 별로 남는 게 없고, 더 비싸면 대량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계절성 상품이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계절성 상품은 비수기가 있어 운영에 애로를 겪기 마련이다.

상품 선택을 위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면 온라인 시장 분석 도구인 세일후랩(SaleHoo Labs)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의 쇼핑 데이터를 갖고 있는 만큼, 제품별 평균 소매가격과 판매율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더욱이 공급업체 리스트가 있어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공급업체를 잘 선택해야 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공급업체가 직송인지 혹은 도매상을 거쳐 발송하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당연히 직송해 줄 업체가 유리하다. 둘째, 배송비를 과다하게 받는지 확인해야 하고, 대량 판매 시 배송비를 받지 않는 조건이어야 한다. 셋째, 고품질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샘플과 제품 이미지를 사전에 받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적시에 배송해 주는지, 혹은 자신을 통해 연결된 고객으로부터 온 주문을 나꿔채지 않는지 등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다.

제품과 공급업체를 선택했다면 경쟁 쇼핑몰을 찾아보고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판매하는지 둘러봐야 한다. 이들 쇼핑몰보다 뭔가 다른 판매 정책을 써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경쟁 쇼핑몰에 달린 고객 리뷰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과정으로 경쟁우위를 얻기 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판매할 쇼핑 플랫폼을 결정해야 한다. 직송 비즈니스는 독립적으로 쇼핑몰을 만드는 게 아니고, 기존의 대형 쇼핑 플랫폼에 개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검색 트렌드를 보면 인기 있는 쇼핑 플랫폼을 쉽게 알 수 있다. 검색 상위에 오른 대표적인 플랫폼은 아마존, 이베이, 쇼피파이, 알리바바 등이었다.

 

경쟁 쇼핑몰 고객 리뷰도 미리 챙겨야

다음은 마케팅 전략이다. 경쟁 쇼핑몰이 많다 보니 뭔가 독특한 마케팅을 구사해야만 소비자의 눈에 띌 수 있다. 일단 검색엔진 최적화(SEO)를 통해 구글 상단에 뜨게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 홍보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유튜브 계정을 열어 제품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마케팅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까지 준비했다면 직송 비즈니스 준비는 끝났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쇼핑몰 플랫폼에 점포를 개설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절차는 그리 어렵지 않다. 아마존을 모델로 간략하게 절차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홈페이지 화면 우측 상단에서 내 계정(your account)을 클릭한 후, 판매자 계정(your seller account)에 들어가 판매 시작하기(Start seller)로 이동하면 다음 절차는 자동으로 안내된다.

한 가지 더 참고할 점은 상품을 소개할 때 신제품(new), 중고(used), 수집품(collectible)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고로 선택했다면 다음으로는 구매자가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중고지만 거의 새 제품’(Used-like new), ‘품질 양호한 중고’(Used-good), ‘중고지만 쓸 만함’(Used-acceptable) 등으로 다시 구분해 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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