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제국] 카카오의 新성장 DNA는 무엇인가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1 10:00
  • 호수 1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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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에서 생활 밀착형 사업자 변신 후 ‘폭풍 성장’
현대차 이어 LG생활건강 제치고 시총 9위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다음(현재 카카오)은 포털업계 부동의 1위였다. ‘한메일’과 ‘카페’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일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지식인(iN)’ 검색을 내세운 네이버에 밀리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내주고 만년 2위에 머물러야 했다.

2014년 다음은 네이버를 뛰어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모바일 메신저 시장 1위 업체인 카카오와의 합병을 단행했다. 이후 사명을 카카오로 변경한 후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사업을 잇달아 선보였다. 기존의 검색 플랫폼이나 메신저 의존도를 낮추고 핀테크, 모빌리티, 음원 유통, 모바일 게임 등을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사업자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있는 카카오 본사 ⓒ연합뉴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있는 카카오 본사 ⓒ연합뉴스

우여곡절도 있었다. 시장이 잠식당할 것을 우려한 기존 업체들의 반발이 줄을 이었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모바일 영향력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 노력의 결과가 최근 나타나고 있다. 올 1분기 카카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219%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였다. 당장 주가가 화답했다. 5월27일 기준 카카오의 주가는 26만500원. 3월19일 저점(12만7500원) 대비 104.3%나 증가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9위까지 치솟았다. LG생활건강(10위)과 현대차(11위), 삼성물산(12위) 등 쟁쟁한 기업들을 잇달아 제치면서 ‘도장깨기’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시사저널이 최근 30대 그룹 오너 일가 297명의 지분 가치를 조사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3조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9%나 증가했다. 당시 조사 시점이 4월20일(17만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김 의장의 지분 가치는 더욱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 ‘시가총액 도장깨기’ 어디까지 갈까 

재계에서는 카카오의 ‘폭풍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본업 매출에 더해 신사업 투자 회수에 따른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 플랫폼과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보험, 카카오뱅크로 이어지는 카카오 금융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면 카카오는 핀테크 영역에서 최강자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목표 주가 역시 상승 중이다. 일부 증권사는 30만원대까지 주가를 높혀 잡기도 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는 주요 사업 대부분이 온라인 언택트 플랫폼이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성장 전망이 밝다”며 “특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주요 언택트 비즈니스는 모두 자회사 독립법인 체제여서 성장 잠재력은 막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카카오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신음하는 와중에도 ‘파죽지세’ 성장을 이어간 배경은 무엇일까. 시사저널이 1598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카카오를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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