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제국]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카카오 시대’를 견인하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1 14:00
  • 호수 159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톡 연계 서비스로 수익성·거래 규모 모두 성장…라이브커머스 전쟁에도 참여

카카오톡 없는 일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카카오톡은 등장한 지 10년 만에 전 국민의 커뮤니케이션 일상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게임, 뮤직, 커머스, 콘텐츠, 결제,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면서 오늘날 모바일 생활 플랫폼으로 전 국민의 삶에 침투했다. 이렇게 다양한 카카오의 영역 중에서도 올해 유독 주목받는 것이 바로 카카오커머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의 실적 상승을 주도하며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는 올 1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5월7일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9%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868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2.9% 증가했다. 카카오 창립 이후 분기별 매출·영업이익에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런 카카오의 깜짝 실적 뒤에는 분사한 지 1년 반밖에 안 된 카카오커머스가 있었다. 올 1분기 포털 광고 등 포털비즈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8% 감소한 1166억원으로 주춤했지만, 카카오의 톡비즈(카카오톡 기반의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2247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매출의 21%를 차지한다. 선물하기, 쇼핑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카카오커머스의 1분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어났다.

카카오의 시작은 카카오톡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정체성은 카카오톡에 있을 수밖에 없고,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겨 왔다. 그리고 카카오톡은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커머스인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톡스토어 등이 그것이다. 톡비즈는 카카오 내에서도 핵심 전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수익화는 물론, 카카오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이커머스와의 연계를 살릴 수 있는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freepik
ⓒfreepik

카카오톡 기반 톡비즈가 핵심 전력

비대면 서비스의 성장세를 타고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더욱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선물하기 등 카카오의 언택트 서비스는 오히려 매출 성장세가 강화됐다”며 “코로나가 안정된 이후에도 이들 비대면 서비스는 신규 이용자 유입과 이용자 경험 확대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자들이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하거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선물을 주고받는 기능인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2010년 12월 출시됐다. 우리가 카카오톡을 통해 기프티콘을 주고받은 지 벌써 10년째라는 얘기다. 출시 당시에는 커피나 케이크 기프티콘, 영화 예매권 등을 주고받는 데 그쳤지만, 지금은 과일과 소고기 등 신선식품과 홍삼 등 건강식품, 전통주까지도 선물하기에 등장했다. 구찌, 프라다, 몽블랑 등 20여 개 명품까지 입점했다. 현재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브랜드만도 6000여 개에 이른다.

처음 선물하기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는 구매하는 사람이 드물었고, 사용법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러다 서비스가 출시된 지 8년째인 2017년, 거래액이 폭발했다. 일각에서는 2016년 9월 이후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영향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선물 주고받기를 꺼리는 문화 속에, 부담 없는 가격으로 간단한 선물을 전할 수 있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거절하기’ 기능을 2016년 말 선물하기 서비스에 넣어 부담스러운 선물은 거절할 수도 있게 했다.

이제 매일 35만 명, 매월 600만 명, 매년 1600만 명이 카카오톡에서 선물하고 쇼핑한다. 톡 채널 친구 수는 2000만 명에 이르고, 카카오 쇼핑 회원 수도 3100만 명에 육박한다. 카카오는 기존 선물하기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유망한 상품들을 판매하는 쇼핑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2018년 카카오커머스가 분사되면서 초대 대표직을 맡은 홍은택 대표의 뜻이기도 하다. 카카오톡 스토어 확장과 톡딜 출시 역시 이에 따른 것이다. 카카오가 2018년 10월 내놓은 카카오톡 스토어는 G마켓처럼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선물하기’ 거래액 3조원 추정

톡딜은 2019년 6월 출시한 일종의 공동구매 서비스로, 2명만 모여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관계형 커머스’다. 제조사와 판매자는 단기간에 재고 소진이 가능하고, 이용자는 할인가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톡딜의 주문 성공률은 90% 이상이며, 매 분기 두 배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카카오톡 쇼핑하기 역시 올 1분기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스토어 친구들만 누릴 수 있는 할인 혜택인 ‘친구혜택’, 톡딜 만원장터 등 쇼핑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있다. 선주문 후생산 프로세스인 카카오 메이커스의 빠른 성장 역시 카카오커머스에 기여하는 중이다.

이 모든 경쟁력은 카카오톡과의 연계에서 나온다. 앱에 서비스가 탑재돼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용이할 뿐 아니라, 카카오톡을 통한 전파 속도와 영향력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카카오커머스 중 선물하기 거래액은 이미 2017년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원 정도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3년 사이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수천만 종류의 물건을 판매하는 이커머스와 비슷한 거래액이다. 선물하기 외에도 쇼핑하기, 장보기, 메이커스 등 다양한 상거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거래액은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매출은 2961억원, 영업이익은 7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5% 이상. 국내 이커머스 대부분이 적자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높은 수익성 역시 주목될 수밖에 없다.

특히 선물하기 등 커머스와 함께 카카오의 효자 노릇을 한 것은 카카오톡 채팅창 위에 뜨는 광고, 톡보드다. 카카오톡에 광고를 입힌 것이 승부수가 된 것이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톡보드는 지난해 10월 오픈 베타 이후 광고주가 빠르게 유입돼, 3000개 이상의 광고주를 확보했다”며 “올해는 톡보드 광고주를 수만 개 수준, 장기로는 10만 개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각각 확인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카카오는 톡보드 도입에 대한 오랜 고민을 했다. 카카오톡 채팅 목록 상단에 광고를 띄우는 사업이니만큼, 이용자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카카오쇼핑라이브’로 라이브커머스 출격

지난해 12월 톡보드 일평균 매출은 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톡보드와 쇼핑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상품의 발견이 구매로 이어지는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톡비즈 매출 1조원 달성이 올해 카카오의 목표다. 여 대표는 코로나19 여파에도 톡비즈 매출 전망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 대표는 5월7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톡비즈 연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한 1조원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여전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톡비즈를 구성하는 톡보드(광고) 이외에도 선물하기, 알림 톡 등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했다.

비대면 소비문화가 주류로 떠오르자, 카카오는 최근 라이브커머스 전쟁에도 참여했다. 5월21일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카카오쇼핑라이브’를 시범 운영한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라이브커머스 서비스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0월 카카오톡 채널과 카카오TV ‘톡딜 라이브’ 계정을 통해 처음으로 실시간 판매 영상을 방송했고, 가능성이 보이자 이후 라이브커머스 전문 채널인 카카오쇼핑라이브를 출시했다. 카카오톡 채팅창 안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시청하며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일종의 ‘카톡판 홈쇼핑’이다. 카카오는 톡딜 제품뿐 아니라 일부 카카오커머스 상품으로도 판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